2025년 11월 04일(화)

오랫동안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쓰다가 이명·현기증... "'이 원칙' 안 지키면 청력 손실로 이어져"

최근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장시간 착용으로 인한 청각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유명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수칙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亞大醫院提供


지난 21일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ETtoday)에 따르면 국가공무원고시를 준비하는 한 대만인 수험생은 집중력 향상을 위해 하루 종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헤드폰을 착용했습니다.


몇 달 후 귀 막힘, 이명,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심지어 잠자는 동안에도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습니다.


병원 검진 결과, 과도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사용으로 인한 '과보상 반응'이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시아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티안후이지(田輝勣) 박사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탑재한 최신 헤드폰이 주변 소음을 감지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역음파'를 생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귀 내부는 끊임없이 상쇄 신호를 수신하게 되며, 내이의 유모 세포와 청신경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압력과 감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끊임없이 긴장된 근육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로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진 = 인사이트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극심한 고요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뇌의 청각 중추에서 '증폭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뇌는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증폭시켜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보상 효과로 인해 헤드폰을 벗으면 주변 소리가 과도하게 크게 느껴져 적응하기 어려워집니다.


티안후이지 박사는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할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헤드폰이 자동으로 볼륨을 높이거나 특정 주파수 대역을 증폭시켜 소음 제거 기능에 흡수되는 저주파를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것보다 장기적인 청력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헤드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나 소리에 민감한 사람, 어지럼증을 느끼기 쉬운 사람, 중이염이나 메니에르병, 청력 손실 등 기존 귀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Instagram 'yena.jigumina' 


치료 방법으로는 혈류를 조절하거나 압력을 낮추는 약물 치료가 있으며, 과도한 신경 민감증의 경우 청력 재활과 소리 치료를 병행하여 주변 소리를 통해 뇌를 재교육할 수 있습니다. 불안이나 수면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심리 치료나 행동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조기 치료는 빠른 회복과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손상된 청력 세포가 재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티안후이지 박사는 헤드폰 사용 시 '60/60 원칙'을 준수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헤드폰을 60분 사용한 후에는 10-15분 정도 휴식을 취하여 귀가 주변 소리에 다시 노출되도록 하고, 완전 소음 차단 대신 '적응형 모드'를 선택해 주변 소리를 일부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볼륨은 최대 볼륨의 6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3일 이상 지속되는 이명', '어지럼증 및 불안정한 보행', '갑자기 다른 사람의 말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면 소중한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