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한 번의 혈액 검사로 암 50종 조기 진단"... 삼성물산·삼성전자, 美 그레일에 1억달러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혈액 검사만으로 다중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에 1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지난 16일 발표했습니다.


그레일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일반인의 혈액에서 암과 관련된 미세한 DNA 조각을 정밀하게 식별하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혈액 내 존재하는 수억 개의 DNA 조각 중에서 암과 연관된 특정 조각들을 최적화된 방법으로 선별하고, 이를 인공지능 기반의 유전체 데이터 분석 기술로 처리하여 암의 발병 여부는 물론 암이 발생한 구체적인 장기 위치까지 예측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그레일이 개발한 '갤러리' 제품은 단 한 번의 혈액 채취만으로 5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검사법입니다.


지난 2021년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만 건의 누적 검사 실적을 기록하며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국립보건서비스와 협력하여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갤러리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췌장암, 난소암 등 기존에 표준화된 선별 검사가 없던 암종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암 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레일은 자사의 갤러리 검사에 대해 내년 중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물산은 한국 시장에서 갤러리 검사를 독점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또한 향후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도 그레일과의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삼성물산 / 사진=인사이트


삼성전자는 그레일이 보유한 기술력과 축적된 유전자 기반 암 조기진단 데이터를 삼성 헬스 플랫폼과 연계하여 활용하는 전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삼성 헬스 사용자들에게 더욱 혁신적인 건강 관리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김재우 부사장은 "그레일은 유전자 기반 다중암 조기진단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이번 투자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유전자와 AI가 융합된 기술 분야로 삼성물산의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 박헌수 팀장은 "그레일 투자 및 전략적 협력은 기술을 통해 일상에서부터 건강을 개선하겠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플랫폼에 그레일의 임상 유전자 데이터와 기술력을 접목하여 개인 맞춤화된 디지털 헬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레일의 해외 사업 담당 사장인 하팔 쿠마르는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다중암 조기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삼성의 이번 투자로 미국과 주요 시장에서 갤러리 검사의 보험 적용을 위한 주요 이정표 달성에 큰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으로 출자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미국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검사 기술 기업 'C2N'과 미국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헬스케어 분야 강화를 위해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인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하는 등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