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삵', 밀수 과정서 구조된 '앵무새'... 우치동물원 새 가족 됐다

멸종위기 동물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우치동물원


광주 우치동물원에 특별한 새 가족들이 합류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삵과 불법 밀수 과정에서 구조된 앵무새들이 추석 연휴부터 시민들과 만나게 됐는데요.


우치동물원은 3일 멸종위기 동물인 삵과 앵무새를 새 가족으로 맞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동물들은 각각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광주 우치동물원 새가족이 된 삵 / 광주시 제공


새롭게 동물원에 입주한 삵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토종 포유류입니다. 이 삵은 지난 7월 25일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우치동물원으로 이송됐는데요.


이 삵의 사연은 안타깝습니다. 2020년 2월 광주 북구 청풍동 인근에서 차에 치인 것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로 인해 두부 손상으로 인한 신경 장애와 시각 상실, 골절 등 영구적 장애를 입게 됐습니다. 이러한 상태로는 야생에 방사할 수 없어 그간 구조센터에서 보호받아 왔습니다.


불법 밀수에서 구조된 앵무새들의 새로운 시작


우치동물원에 새 둥지를 튼 또 다른 새 가족은 멸종위기종 앵무새들입니다. 뉴기니아, 오색 장수 앵무 등 총 5마리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는데요. 이들은 모두 불법 밀수와 사육 과정에서 확보된 동물들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앵무새들은 국립생태원 야생동물 보호시설에서 보호받다가 올 7월 26일 우치동물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현재 이들은 건강 상태에 맞춘 적응 훈련과 건강 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삵은 우치동물원 내에서 전문적 치료와 보호를 받으며 지내게 됩니다.


우치동물원은 이번 동물 보호 사례를 계기로 장애 동물의 안정적 보호, 야생동물 구조와 종 보전 연구, 생명 존중 가치 확산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성창민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장은 "사고로 시력을 잃고 신경장애를 겪는 삵을 보호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우치동물원이 시민에겐 생태교육의 장, 동물들에겐 안전한 삶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