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불교 여신' 꿈꾸며 대규모 비트코인 사기 저지른 中 여성... 압수한 비트코인 '10조원'

10조원 규모 비트코인 사기의 충격적 실체


중국인 여성이 '불교 여신'이 되겠다는 기이한 꿈을 품고 약 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비트코인 사기를 저질러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5세 중국인 여성 지민 치앤은 런던 사우스워크 크라운 법원에서 범죄 재산 소지 및 양도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지민 치앤 / 이브닝스탠다드


'야디 장'이라는 가명으로도 활동했던 치앤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에서 대규모 비트코인 사기 행각을 벌여 무려 12만 8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녀는 2014년 3월 중국에 전자 기술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자들에게 최대 300%라는 비현실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치앤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했으며, 2017년 7월 중국 당국의 수사가 시작되자 위조 여권을 이용해 영국으로 도주했습니다.


영국 당국은 2018년 북런던에 있는 그녀의 자택을 급습해 비트코인 6만 1천 개가 저장된 기기를 압수했는데, 이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0조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런던경찰청은 이번 사건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상자산 압수 사례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환생 여신과 개인 왕국을 꿈꾼 사기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경찰이 압수한 치앤의 디지털 일기에는 그녀의 기이한 야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치앤은 티베트 불교 수장인 달라이 라마로부터 '환생 여신'으로 임명받고 싶다는 소망을 적어놓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초소형 독립국 리버랜드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계획까지 세웠다는 점입니다.


그녀의 일기에는 불교 사원 건립, 공항 및 항구 건설, 심지어 500만 파운드짜리 왕관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은 치앤이 단순한 금전적 이득을 넘어 권력과 신성함에 대한 왜곡된 욕망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치앤의 자금세탁을 도운 혐의로 지난해 6년 8개월 형을 선고받은 또 다른 중국인 여성 원 지앤(43)의 증언에 따르면, 치앤의 실제 생활은 그녀의 거창한 계획과는 달리 화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치앤은 교통사고로 인해 걷기 어려운 상태였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 쇼핑, 비트코인 거래에 할애했다고 전해졌습니다.


한편, 원 지앤은 법정에서 비트코인이 사기 수익금에서 나온 것임을 전혀 몰랐다며 치앤에게 속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에게 3개월 내에 300만 파운드 이상을 반환하거나 추가로 7년을 복역할 것을 명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