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주쿠 환락가에서 벌어진 불법 고금리 대부업 사건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환락가 신주쿠 가부키초에서 호스트클럽에 빠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불법 고금리 대부업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이 일당 중에는 한국 국적의 52세 남성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9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체포된 일당은 한국인 남성 A씨(52)와 일본인 남성 2명(30대)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호스트클럽에 빠져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노린 불법 고금리 대출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일본 경시청의 수사 결과 이 일당은 2023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2년간 가부키초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에게 50만 엔(약 5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이후 43회에 걸쳐 총 405만5000엔(약 4000만 원)의 이자를 수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원금의 8배가 넘는 금액으로 일본의 법정 상한 이자율인 연 20%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고급차로 환락가 순회하며 불법 대출 영업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적용한 이자율은 하루 약 1.07%로 연이율로 환산하면 수백 퍼센트에 달하는 엄청난 고금리였습니다.
용의자들은 검은색 벤츠나 렉서스와 같은 고급 차량을 타고 10일에 한 번씩 가부키초 주변을 순회하며 차량 내에서 현금을 대출해주거나 상환금을 받는 방식으로 영업했습니다.
이들은 일본의 출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예정입니다.
일본 출자법은 대부업자가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연 109.5%(하루 0.3%)를 넘는 초고금리 계약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배경에 일본 사회의 문제로 대두된 호스트클럽의 외상값 제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제도는 당장 지불 능력이 없는 고객도 호스트에게 외상으로 고가의 술을 사주며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많은 여성 고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호스트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외상을 사용하고 결국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빚더미에 앉게 됩니다.
이렇게 빚을 갚지 못하는 여성들은 호스트클럽으로부터 압박을 받게 되며 일부는 성매매나 유흥업소로 내몰리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들은 이번 사건과 같은 불법 사금융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