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라가사 휩쓸고 간 마카오...거리에선 물고기 잡는 진풍경
남아시아를 강타한 초대형 태풍 라가사가 지나간 뒤 바닷물이 마카오 거리를 덮치자 주민들이 그물과 가방을 들고 물고기를 잡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지난 26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라가사는 전날 오전 6시 30분(현지시간)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시에 2차 상륙했습니다.
당시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0m로 관측됐습니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5시께는 광둥성 장양시에 1차 상륙했으며, 당시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은 초속 40m에 달했습니다.
기상당국은 태풍의 영향으로 남중국해 북부와 베이부만, 광둥성 연해지역 등에 강풍과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습니다.
이 같은 초대형 태풍의 여파로 마카오 곳곳의 도로가 바닷물에 잠기자, 파도에 휩쓸려 들어온 물고기들이 도심을 떠돌았습니다.
외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에는 팔뚝만 한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거나,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환호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도심 속 '물고기잡이'라는 보기 드문 풍경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대만·홍콩·필리핀 곳곳서 큰 피해
태풍 라가사의 위력은 마카오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필리핀에도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라가사의 영향으로 대만 동부 화롄현 마타이안시의 언색호가 범람하면서 약 6000만t의 물이 인근 마을을 덮쳤습니다. 이로 인해 마을 전체 건물 1층이 침수돼 1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습니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됐으며, 필리핀에서는 최소 10명이 태풍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