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원해서 했겠냐"... 카톡 업데이트 논란 일자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부자 폭로글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 논란... 내부자 폭로글 화제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카카오 직원의 폭로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블라인드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겠냐"라는 제목의 이 글은 개발자들의 억울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블라인드에 게시된 이 글에서 카카오 직원으로 표시된 작성자는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 달라. 시키는 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는 여러 기획자의 결과물이 아닌, 사실상 특정 인사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며 "동료들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카카오 직원은 댓글에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싹 다 반대했다"며 "우리가 뭘 더 할 수 있겠냐"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카카오톡 홈페이지


카카오가 단행한 이번 업데이트는 친구 탭을 소셜미디어(SNS) 형태로 변경한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의 친구 목록 대신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게시물 등이 격자형 피드로 표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요. 카카오 측은 "다양한 관심사와 취향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


이용자들은 "안 친한 친구, 업무용 연락처 프로필 변동 내역이 친구 탭 화면 가득 표시된다", "잘 모르는 사람의 사적인 사진까지 봐야 하느냐", "피로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만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카카오톡의 본질적 기능인 '메신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이용자들이 업데이트 이전 버전으로 롤백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 사진 제공 = 카카오


카카오의 입장


이런 혼란 속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업데이트 후 일부 이용자의 불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용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이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IT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사용자 경험(UX)을 무시한 채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만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메신저 앱의 본질적 기능보다 SNS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광고 수익 증대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인한 이용자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