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으로 '면비디아' 된 삼양식품, 신사업 도전까지
글로벌 K푸드 열풍의 중심에 선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앞세워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업계가 소비 부진으로 고전하는 와중에도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불닭 브랜드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몇 안 되는 '선방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최근 3년간 무려 16배 가까이 뛰었고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붉닭 챌린지'가 글로벌 SNS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외신에서도 삼양식품의 성장세를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불닭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가 지난해 출시한 매운 라면 브랜드 '맵탱'입니다. 불닭보다 더 매운 라면을 콘셉트로 내세워 흑후추소고기·마늘조개·청양고추대파 3종을 출시했습니다.
다만 편의점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28.4% 줄며 쉽지 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 할인 행사, 전용 푸드트럭 운영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시장을 두드리려는 도전적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맵탱은 오너 3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이 기획부터 디자인, 광고까지 직접 주도한 프로젝트로, 업계에서는 그의 첫 '경영 성적표'로 보고 있습니다. 전 상무가 1994년생으로 창업주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이라는 점에서, 삼양식품의 세대교체와 직결된 도전이기도 합니다.
소스·바이오로 확장...장기 성장 동력 모색
삼양식품은 라면을 넘어 다양한 신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전 상무가 공동대표로 참여했던 삼양애니는 설립 첫해부터 적자를 기록하며 현재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투자 성격의 손실로 해석됩니다.
또 그룹 차원에서는 노화와 디지털헬스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R&D를 강화하며 미래 산업에 대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건 소스 사업입니다. 불닭 오리지널, 까르보불닭, 핵불닭, 불닭마요, 불닭스리라차, 불닭치폴레마요 등 소스 라인업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해외 수출 비중도 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 비중은 아직 3%대지만, 장기적으로 라면 의존도를 낮출 대안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든든한 불닭, 도전은 계속된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점을 우려하면서도 불닭 덕분에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불닭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K푸드 대표주자로서 불닭의 열기를 이어가면서도 맵탱과 소스, 바이오·헬스케어 같은 신사업으로 '포스트 불닭'을 찾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