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일 정서' 고조... 일본 교민 사회 불안 확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한 중국 영화 '731'이 개봉과 동시에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며 거센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반일 감정을 넘어 '혐일 감정'까지 생겨나는 가운데 중국 내 일본인 사회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731'은 지난 18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수익 3억 위안(약 585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상영 횟수는 25만 8천 회에 달하며, 기존 최고 기록을 세웠던 '너자2'를 넘어 중국 영화 역사상 개봉 첫날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역사적 비극 고발... 개봉일도 상징성 강조
영화는 일본군이 만주를 포함한 중국 동북 지역에서 자행한 생체실험과 그 희생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작진은 중국인뿐 아니라 한국인, 러시아인 등 3천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당초 7월 31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는 만주사변 기념일인 9월 18일로 상영 시점을 조정했습니다.
중국은 매년 이날 방공 사이렌을 울리며 '국치를 잊지 말자'는 행사를 진행하는데, 제작사는 반일 정서가 고조되는 시기를 택해 파급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인 사회 불안... "외출 시 일본어 삼가라"
개봉 첫날 현지 관객들 사이에서는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아사히신문은 "40대 여성 관객이 '일본인들은 너무 잔인하다.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또 다른 50대 여성은 "중국인이라면 일본에 가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여론 속에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 교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외출 시 주의를 당부하며, 일본어 사용을 삼가고 국적이 드러나는 옷차림을 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일본인 학교도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광둥성 선전의 일본인 학교는 지난해 일본 초등학생이 피습당해 사망한 사건의 기억 속에 19일 휴교를 결정했습니다.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의 일본인 학교들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특히 쑤저우에서는 지난 7월 일본인 여성이 아이와 함께 걷던 중 습격을 당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