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맹추격에 흔들리는 업비트 독주... 국내 거래소 '양강 구도' 조짐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오랜 기간 이어진 업비트의 독주 체제에서 빗썸과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빗썸이 상장 전략 차별화와 공격적 마케팅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점유율 격차 급속 축소... 월드코인·신퓨처스 효과
지난 14일 코인게코 집계에 따르면 정오 기준 빗썸의 원화마켓 점유율은 41%를 기록했습니다. 업비트가 56%로 여전히 우위를 지켰지만, 두 거래소 간 격차는 불과 한 자릿수대까지 좁혀졌습니다. 지난 9일에는 월드코인(WLD)이 하루 새 95% 급등하며 빗썸 점유율이 45%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연초까지만 해도 빗썸 점유율은 20%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빗썸이 업비트보다 먼저 월드코인을 원화마켓에 상장하면서 거래 수요를 흡수했고, 뒤늦게 업비트가 상장에 나서며 추격전이 펼쳐졌습니다.
최근에는 업비트에 상장되지 않은 신퓨처스(F)가 하루 새 100% 이상 급등하며 빗썸 점유율 상승세를 거들었습니다.
빗썸에서만 24시간 거래대금이 3억 달러(약 4,163억 원)에 달했고, 이는 빗썸 전체 거래대금의 13%를 차지했습니다.
신퓨처스는 AI 기반 '신시아 에이전트' 출시와 대규모 플랫폼 업그레이드 예고를 발판으로 투기적 수요까지 끌어모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우성·전종서 vs 페이커... 광고 전쟁 불붙어
마케팅 경쟁도 뜨겁습니다. 빗썸은 배우 정우성과 전종서를 동시에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특히 여성 모델을 전면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격적인 캠페인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역시 "시대는 이미 업비트"라는 캠페인을 선보인 데 이어, LCK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며 간판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업계 "변동성 큰 만큼 장기전 지켜봐야"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업비트가 점유율 1위를 지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빗썸이 단기적으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적 흐름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입니다.
특히 상장 종목, 수수료 정책, 마케팅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거래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빗썸이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오면 업비트 역시 경쟁적으로 상장해온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