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3개월 이상 OOO 겪으면..." 뇌를 3.5년 더 빨리 늙게 한다

만성 불면증, 뇌 노화 가속화 시킨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은 뇌를 3.5년 더 빨리 노화시키며, 치매나 기억력 저하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 연구는 미국신경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뉴롤로지'에 지난 10일 자로 게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평균 70세의 건강한 성인 2750명을 대상으로 5년 6개월간 추적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중 16%는 만성 불면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연구에서 만성 불면증은 주 3회 이상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되었습니다.


분석 결과, 만성 불면증 환자의 14%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반면, 불면증이 없는 그룹에서는 10%만이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는 만성 불면증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치매나 기억력 저하 증상 발생 위험이 40%나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면 부족과 뇌 건강의 상관관계


만성 불면증 환자들은 사고력과 기억력이 더 빠르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인지 기능 저하는 뇌가 3.5년 일찍 노화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특히 검사 2주 전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인지 능력은 4세 더 나이 든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뇌 영상 검사에서도 만성 불면증 환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생체 지표인 백질 고신호 강도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더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백질 고신호 강도는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나타나는 뇌의 미세한 혈관 손상을 의미합니다.


반면, 평소보다 수면 시간이 길었던 참가자들은 백질 고신호 강도가 적게 나타나, 수면 패턴에 따라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충분한 수면이 뇌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연구진은 특히 알츠하이머병 유전 위험 인자인 'APOE ε4' 유전자 보유자들이 만성 불면증과 함께 나타날 경우 기억력과 인지 기능 악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이는 수면 부족이 유전적 요인과 결합하여 뇌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다만 이 연구는 만성 불면증 진단을 의료 기록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미진단 사례나 증상의 정도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점도 있습니다. 또한 만성 불면증이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질환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