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과 알츠하이머병의 충격적 연관성
초미세먼지(PM2.5)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고 질환의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치매 환자 부검 분석을 통해 대기오염이 뇌 속 타우(tau)와 아밀로이드(amyloid) 단백질 축적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1999~2022년 사이 미국 11개주에서 사망한 치매 환자 602명의 부검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들의 사망 전 거주지 주소를 기반으로 1년 평균 PM2.5 노출 수준을 측정했는데요.
분석 결과, PM2.5에 대한 1년 평균 노출이 1㎍/㎥ 증가할 때마다 뇌 속 타우와 아밀로이드 축적 위험이 1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PM2.5 노출이 많을수록 알츠하이머병의 신경병리학적 변화가 악화될 가능성이 19% 높아졌으며, 광범위한 뇌경색 발생 위험도 16%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대기오염과 뇌 건강의 위험한 관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어 뭉치면서 신경섬유 엉킴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뇌세포 사이에 플라크를 만들어 질환의 초기 병리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두 단백질이 상호작용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가속화한다고 설명합니다.
초미세먼지는 차량의 배기가스나 나무 연소 등에서 발생하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한 후 혈류를 따라 전신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초미세먼지는 폐암, 대장암, 심혈관질환 등 여러 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지만, 이번 연구는 치매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일부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생전 운동량이나 흡연·음주 습관 같은 생활습관 요소는 반영하지 않았고, 이산화질소나 오존 등 다른 대기오염 물질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에 'Ambient Air Pollution and the Severity of Alzheimer Disease Neuropathology(doi: 10.1001/jamaneurol.2025.3316)'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습니다.
치매 예방의 중요성과 가능성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에 달합니다.
해당 조사에서는 2025년 치매 환자가 약 97만 명, 2026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치매 유형으로, 중앙치매센터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치매 환자의 약 75%를 차지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치매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프론티어(Frontiers)'는 1990~2019년 사이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치매의 신규 발병이 약 148% 늘었고, 전체 환자 수가 약 161%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지난해 의학저널 '란셋'이 발간한 치매 보고서는 교육 수준, 청력 저하, 우울증, 사회적 고립 등 14가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을 조기에 관리하면 전체 치매 발생의 약 45%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기존 12가지 요인에 새롭게 추가된 고지혈증과 시력 손실은 치매 발병에 끼치는 영향력이 각각 7%, 2%로 평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