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Z세대, 노인 문화로 여겨진 '이른 저녁 식사' 트렌드 주도
미국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오후 5시 전후에 저녁을 먹는 '얼리 디너(Early Dinner)'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노인들의 생활 습관으로 인식되던 이른 저녁 식사가 이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야후라이프 등 외신에 따르면 트렌드 전문가 타라 루이스는 "이른 저녁 식사는 은퇴자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있다"며 "요즘은 젊은 직장인이나 건강을 고려한 식사, 친구들과 가벼운 모임을 위해 오후 5시에 저녁을 먹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됩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미국 성인 16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4%가 오후 6시에 저녁을 먹는다고 답했으며 오후 5시와 7시에 저녁을 먹는다는 비율은 각각 21%와 23%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오후 8시 이후에 식사한다는 응답자는 14%에 그쳤습니다.
레스토랑 예약 데이터로 확인된 이른 저녁 식사 트렌드
외식 산업 데이터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오후 5시 저녁 예약은 11% 증가했고 오후 6시와 7시 예약도 각각 8%, 6% 늘었습니다. 반면 오후 8시 예약은 같은 기간 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맛집 리뷰 앱 옐프의 분석 결과도 유사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2024~2025년 저녁 예약 건수의 60%가 오후 4시부터 6시 59분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8년과 비교해 51%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대로 오후 8시대 예약 비중은 같은 기간 14%에서 10%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이 트렌드는 MZ세대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시장조사기관 퓨어스펙트럼이 미국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Z세대의 53%, 밀레니얼 세대의 51%가 이른 저녁 식사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건강과 생활 패턴 변화가 이른 저녁 식사 선호 이유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이른 저녁을 선호하는 이유로 건강 관리와 생활 패턴의 변화를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양사 발레리 아지이먼은 "일찍 먹으면 잠들기 전 소화 시간이 충분해 혈당을 안정시키고 늦은 시간의 식욕을 줄이며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확산되면서 저녁을 일찍 먹고 개인 시간을 확보하려는 문화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른 저녁 식사의 건강상 이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일본 구마모토대 연구에 따르면 오후 6시에 저녁을 먹은 그룹이 오후 9시에 식사한 그룹보다 혈당이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지질 대사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질대사는 우리 몸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합성해 에너지로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이른 저녁 식사가 생체 리듬과 조화를 이루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고 장 건강과 대사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