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 변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넉 달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도주를 대거 매도하고, 대신 카카오와 현대차 같은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8,031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단위 순매도로 전환된 것인데요. 외국인들은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매도 행진을 벌인 후, 5월부터 7월까지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바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 전환의 배경
이러한 투자 패턴 변화에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6월 말 1,352.9원까지 하락했던 환율이 8월 말에는 1,389.8원까지 올라갔는데요.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 주식을 매도해 받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것이 업계 분석입니다. 실제로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다음날인 8월 1일 코스피는 3.88%나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등 주도주 대거 매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습니다.
8월 한 달 동안 무려 1조 67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요. 이어서 NAVER(7,359억원), 한화오션(3,072억원), 두산에너빌리티(2,04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93억원) 등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했던 '조방원'(조선·방위산업·원전) 관련 종목들도 대거 매도 대상이 됐습니다.
카카오와 현대차 집중 매수
반면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한 종목은 카카오와 현대차였습니다. 카카오는 8월 한 달 동안 4,8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요. 이는 카카오톡 개편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8월 한 달 동안 7.76% 상승했습니다.
현대차 역시 외국인들이 2,5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와 미국 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등 긍정적 요인들이 부각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외에도 삼성중공업(2054억원), 현대모비스(1,787억원), LG씨엔에스(1,750억원), 한국전력(1,699억원), 삼성전기(1,433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