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유럽서 EV3 인기 폭발하자... 기아, EV4 유럽서 직접 생산한다

현대차그룹,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화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전용 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기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서 지난 20일부터 준준형 전기 세단 EV4의 해치백 모델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억800만유로(약 1760억원)를 투자한 첫 유럽 전기차 생산기지인 기아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지난 20일 준중형 전기 세단 EV4 양산 출고 기념식이 열렸다 / 기아 유럽법인


현대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는 첫 사례가 되었습니다.


기아는 지난해 유럽 시장 전용 차량인 시드와 스포티지 등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던 기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1억 800만 유로(한화 약 176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를 포함한 혼류 생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은 "EV4 생산 시작은 큰 이정표"라며 "기아의 유럽 사업 기술 역량과 생산 유연성을 보여준다"고 언급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우위가 돋보입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아직 유럽에 생산 공장을 완공하지 못한 상태로,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시장 환경을 기회로 삼아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아 슬로바키아 플랜트 / YouTube '현대자동차그룹(HYUNDAI)'


투트랙 전략으로 유럽 시장 공략


기아는 EV4에 대해 해치백 모델은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고, 기본형 모델은 국내에서 수출하는 '투트랙' 생산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이미 지난달 한국 경기 광명공장에서 생산한 EV4 800여 대를 유럽으로 수출했습니다.


기아는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전기 SUV인 EV3에 이어 EV4를 연이어 출시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EV3는 올해 7월까지 유럽에서 3만9334대가 판매되며 국내 판매량(1만4724대)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기아 EV4 해치백 모습 / 기아 유럽법인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기아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개최한 '기아 EV 데이'에서 EV4의 글로벌 판매 목표 16만 대 중 절반인 8만 대를 유럽에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콤팩트 전기 SUV인 EV2는 내년 유럽에 먼저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도 튀르키예에 전기차 생산 체제 구축 작업 착수


현대차 역시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첫 생산 모델은 다음달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2가 유력합니다.


현대모비스도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슬로바키아에 전기차 구동(PE) 시스템 공장을, 스페인에 배터리 시스템(BSA)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기아 EV4 해치백 / 기아 유럽법인


유럽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 판매 둔화(캐즘)를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토다이내믹스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19만33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유럽의 전체 완성차 판매가 0.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럽에서의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