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코로나19, 여성 혈관에 치명적... 평균 5년 노화 앞당겨"

코로나19와 여성 혈관 건강의 상관관계


코로나19 감염이 여성의 혈관 노화를 약 5년 앞당긴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의 로사 마리아 브루노 교수가 주도한 국제 연구팀은 16개국 23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과 혈관 경직도 변화에 대한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연구는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입원 정도에 따라 참가자들을 분류하여 비교 분석했는데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의 혈관은 비감염자보다 더 뻣뻣해졌으며, 특히 여성에게서 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혈관 노화 측정과 코로나19의 영향


연구팀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2월 사이에 코로나19 감염 후 6개월과 12개월 시점에서 '경동맥-대퇴부 맥파 속도(PWV)'를 측정하여 혈관 경직도를 평가했습니다.


PWV는 혈관 노화 속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혈관이 뻣뻣해져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여성 감염자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후 PWV가 비감염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비입원 환자군에서 0.55m/s, 일반 병동 입원 환자군에서 0.60m/s, 중환자실 입원 환자군에서는 1.09m/s 더 높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PWV가 0.5m/s 증가하면 60세 여성 기준으로 혈관 노화가 약 5년 가속화되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3% 증가한다고 합니다.


더 심각한 경우인 PWV 1m/s 이상 증가 시에는 혈관 노화가 7.5년 앞당겨지고, 위험도는 5.5%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루노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를 통해 세포에 침투하면서 혈관 기능 장애와 조기 노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이유는 면역 반응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성은 강하고 빠른 면역 반응으로 초기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혈관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혈관 노화는 생활 습관 개선이나 혈압 및 콜레스테롤 조절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감염 후 혈관 노화가 가속화된 사람들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ESC)의 공식 학술지인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