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멕시코 전통 샌들 표절 논란으로 '문화적 도용' 인정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멕시코 전통 신발을 무단으로 차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공식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AP통신과 B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최근 출시한 '오악사카 슬립온' 제품이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의 전통 샌들 '우아라체'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우아라체는 오악사카주 원주민인 사포텍족 장인들이 대대로 제작해온 전통 신발로, 가죽끈으로 윗부분을 정교하게 엮고 낮은 굽의 가죽 밑창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신발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해당 지역의 중요한 문화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아디다스는 미국 디자이너 윌리 챠바리아와의 협업으로 오악사카 슬립온을 탄생시켰습니다. 우아라체와 마찬가지로 가죽끈으로 윗부분을 엮은 디자인에 두꺼운 밑창을 결합한 형태였습니다.
문화적 도용 논란과 멕시코 정부의 강력 대응
이 제품이 공개되자마자 멕시코에서는 전통 문화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문화적 도용'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오악사카주 정부는 즉각 아디다스 측에 공개 사과와 제품 판매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8일 이 문제에 직접 목소리를 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기업은 자주 원주민 공동체로부터 제품과 아이디어, 디자인을 가져간다. 우리는 원주민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디다스는 8일 서한을 통해 "멕시코 원주민의 문화적 풍요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며 비판의 적절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또한 오악사카주 당국과 함께 원주민 공동체에 대한 피해 배상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습니다.
이번 제품을 디자인한 윌리 챠바리아 역시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악사카 공동체와 의미 있는 협력 없이 제품이 만들어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습니다.
현재 아디다스 공식 소셜미디어와 챠바리아의 SNS 계정에서는 신제품 홍보 사진들이 삭제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