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벌칙 펑고'에 1년 재활하게 된 안우진... MLB 진출 '먹구름'

안우진, 2군 '벌칙 펑고'로 어깨 부상... 메이저리그 꿈 멀어져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26)이 병역 의무 종료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습니다.


지난 5일 키움 구단은 "안우진이 세 차례에 걸친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키움 안우진 / 뉴스1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던 안우진은 지난 2일 키움 퓨처스팀 홈구장인 고양 야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후 그의 팀이 패하면서 벌칙으로 추가 펑고 훈련을 받게 되었고, 안우진이 훈련 제외를 요청했음에도 코치의 권유로 참여하다 넘어져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투수에게 어깨 수술은 커리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재활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복귀 후에도 이전과 같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큽니다.


KBO 리그 최고 우완 파이어볼러의 좌절된 꿈


안우진은 2018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30경기에서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 시즌 키움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안우진과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라는 투타 핵심 선수들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뉴스1


2023년에도 24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2.39로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했으나, 시즌 막바지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안우진은 이 시기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를 결정했는데, 고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국가대표 발탁에서 제외되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재활과 병역 의무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KBO 리그에서 이미 특급 투수로 인정받은 안우진은 팀 선배들인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이정후, 김혜성(LA 다저스)처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복잡한 메이저리그 진출 조건과 좌절된 계획


해외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FA보다 1년 짧은 7시즌을 채워야 하며, 1군 등록 일수가 145일을 넘겨야 한 시즌으로 인정됩니다.


뉴스1


안우진은 2022년(169일)과 2023년(164일)은 기준을 충족했지만, 이전 시즌들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97일)과 2019년(107일), 2020년(130일)과 2021년(139일)을 각각 합쳐 2시즌을 추가로 인정받아 입대 전까지 총 4시즌을 채운 상태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여전히 3시즌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를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KBO 리그는 국가대표에 선발된 선수에게 대회 중요도와 성적에 따라 등록 일수에 합산할 수 있는 포인트를 부여합니다.


안우진은 학폭 전력으로 인한 대한체육회 징계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가능했지만, WBC나 프리미어12 같은 대회는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 초 WBC 대표팀에 발탁되어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20일의 포인트를 받아 2020년(130일)과 합쳐 한 시즌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음 달 17일 소집 해제 후 잔여 시즌에 6일 이상 등록되면 2021년(139일)에 더해 또 한 시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2026시즌 전에 5시즌을 충족하게 되고, 2027년까지 뛰면 만 29세에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2년 지연된 꿈, 한국 야구의 손실


그러나 이번 어깨 부상으로 안우진의 계획은 크게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어깨 수술 후 빨라도 내년 7~8월에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WBC 출전은 물론이고 2026시즌까지 사실상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안우진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시즌을 채운 후에야 7시즌 요건을 충족하게 되어, 모든 조건이 최상이라 해도 만 31세가 되어서야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한 번의 펑고 훈련으로 한국 야구의 미래 에이스가 2년의 시간을 허비하게 된 셈입니다.


이번 사고는 불의의 사고였다고는 하나, 안우진이 훈련 제외를 요청했음에도 투수에게 펑고 훈련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키움 구단의 책임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WBC 한국 대표팀을 이끌 류지현 감독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류 감독은 안우진의 발탁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팀의 확실한 에이스 후보가 제외된 것만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현재로서는 원태인(삼성), 문동주(한화), 송승기(LG), 소형준(KT) 등 젊은 선수들과 김광현(SSG), 류현진(한화) 같은 베테랑 투수들의 조합으로 대표팀 투수진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