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합법적으로 미국 체류 중인데"... 영장도 없이 억류된 20대 한국인 유학생

트럼프 2기 행정부 이민자 단속 강화로 한국인 대학생 억류 사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자 단속 실적 증가를 위해 압박을 가하면서 부당한 구금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인 대학생 고연수 씨(여·20)가 비자 문제로 법원에 출석했다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성공회와 한인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고 씨는 4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2시 30분경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ICE 구금시설로 이송되었습니다. 이는 뉴욕 맨해튼 ICE 청사에 수감된 지 불과 사흘 만에 이루어진 조치입니다.


Youtube 'NBS News York'


고 씨는 지난달 31일 뉴욕 이민법원에서 진행된 심리에 참석했으며, 심리 일정을 10월로 연기받은 후 법정을 나서던 중 영장 없이 ICE 요원들에게 체포되어 즉시 구금되었습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구금 조치는 많은 이민자 권리 단체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인 대학생의 합법적 체류 상태에도 불구하고 부당 구금


고연수 씨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여성 최초 사제인 김기리 신부의 자녀로, 2021년 어머니와 함께 종교비자(R-1)의 동반가족(R-2) 자격으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했습니다.


현재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고 씨는 학업에 충실히 임해왔습니다.


고 씨 측은 2023년에 체류 신분 연장 승인을 받아 올해 말까지 합법적인 체류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ICE가 이를 잘못 해석하여 체류 신분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민법 적용 과정에서 발생한 심각한 오류로 볼 수 있습니다.


Youtube 'NBS News York'


고 씨의 석방을 위해 뉴욕이민연대는 4일 미국 뉴욕 맨해튼 ICE 연방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집회에서는 고 씨와 함께 페루 출신 케티(59)의 석방도 함께 요구했습니다.


무라드 아와우데 뉴욕이민연대 대표는 "그들은 법에 정해진 절차를 정확히 지켰다. 이건 정의가 아니라 억압이다. 우리는 적법한 절차가 존중되는 체제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민자 단속 강화로 인한 추가 피해 사례


최근 들어 비자 문제로 이민법원 심리에 출석했다가 ICE에 체포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많은 이민자들이 법원 출석 자체를 두려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적 절차를 따르려는 이민자들에게 심각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gettyimagesBank


또 다른 사례로, 미국 영주권자인 김태흥 씨(40)도 지난달 21일 동생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후 귀국하던 중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억류되었습니다.


김 씨는 애리조나주의 불법 이민 교도소로 이송되어 현재 추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5세 때 미국에 입국해 35년간 미국에서 생활해왔으며, 현재는 텍사스A&M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라임병 치료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일부에서는 14년 전 그가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이번 체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 정책이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들에게까지 부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