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울산 현대 새 사령탑으로 선임... 13년 만의 K리그 복귀
울산 현대가 위기 상황에서 신태용(54)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을 새로운 지휘자로 선임했습니다.
울산 구단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13대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공식 발표했는데요. 이번 선임은 성적 부진으로 김판곤 감독과 지난 1일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이루어진 신속한 결정이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선임으로 2012년 12월 성남 일화(현 성남FC)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13년 만에 K리그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울산은 지난해 7월 홍명보 전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난 후 김판곤 감독을 영입해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순항했으나, 올해 FIFA 클럽월드컵 병행 등 어려운 일정 속에서 최근 11경기 연속 무승(K리그 3무 4패·코리아컵 1패·클럽월드컵 3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결국 지도자 교체를 결정했습니다.
'그라운드의 여우'에서 명장으로... 신태용 감독의 화려한 경력
신태용 감독은 현역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미드필더 출신 지도자입니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성남에서만 뛰며 401경기에 출전해 99골 68도움을 기록한 원클럽맨으로,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무려 6차례나 들어 올린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데뷔 시즌에 신인왕을 차지했고, 1996년에는 24경기에서 18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또한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두 차례 선정되는 등 선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해 23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습니다.
지도자로서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호주 퀸즐랜드 로어 FC 코치를 시작으로, 2008년 12월 성남의 감독 대행으로 K리그 사령탑 데뷔를 했습니다.
2012년 성남을 떠난 후에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코치, 올림픽 대표팀 감독, U-20 대표팀 감독 등을 거쳐 A대표팀까지 맡으며 지도자로서 성장했습니다.
특히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비록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당시 세계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격파하는 '카잔의 기적'을 일궈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이끌며 2020 미쓰비시컵 준우승, 2022년 미쓰비시컵 4강 등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울산 데뷔전, 스승 김학범 감독과 맞대결
신태용 감독은 올해 1월 미쓰비시컵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한 후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서 경질되었고, 이후 대한축구협회 비상근 대외협력부회장과 성남FC 비상근 단장으로 활동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울산의 지휘봉을 잡으며 현장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신 감독의 울산 데뷔전은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SK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홈 경기가 될 예정입니다.
흥미롭게도 제주는 신 감독과 '사제의 정'을 맺었던 김학범 감독이 이끌고 있습니다.
김학범 감독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성남에서 코치로 재직할 당시 신태용은 핵심 선수로 활약했었습니다. 또한 신 감독은 2008년 12월 김학범 감독의 후임으로 성남의 감독 대행을 맡으면서 K리그 사령탑으로 첫발을 내디딘 인연도 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처음 울산의 제안을 받고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 부담도 됐다. 울산은 K리그 강호로 꼽히는 팀이었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 내 역량을 모두 쏟아 명가를 재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