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HIV 감염률 급증,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00% 폭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군인들 사이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들의 HIV 감염률이 무려 2000%나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카네기재단 러시아유라시아센터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간행물 '카네기 폴리티카'의 보고서는 러시아 국방부의 자료를 인용하여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1분기부터 같은 해 가을까지 러시아 군대 내에서 확인된 HIV 신규 감염 사례는 전쟁 이전 대비 5배나 증가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같은 해 말에는 신규 감염 사례가 13배로 늘었고, 2024년 초에 이르러서는 무려 20배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군 HIV 감염 급증의 원인과 영향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을 유발하는 원인 병원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HIV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인해 면역세포가 파괴되어 면역기능이 저하되면서 각종 감염에 취약해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러시아 군대 내에서 HIV 감염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원인으로는 여러 요소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수혈 과정에서의 감염, 야전 병원에서 오염된 주사기 사용, 성적 접촉, 약물 주입을 위한 주사기 공유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카네기 폴리티카 보고서는 독립 언론인들의 보도를 인용하여 성적 접촉과 약물 주사기 공유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HIV 감염률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에서만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도 주목할 만합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전 세계 HIV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 중 러시아가 3.9%를 차지하며 세계 5위를 기록했습니다.
카네기 폴리티카는 이러한 HIV 감염률 증가로 인해 러시아가 향후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HIV 발병으로 인해 러시아가 겪게 될 인구통계학적·경제적 손실은 수십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손실을 넘어설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이 예상치 못한 보건 위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