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3일(토)

올해 M&A에만 1조원 투입한 크래프톤... '배그' 원툴 아닌 '종합 콘텐츠' 기업 노린다

크래프톤,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 위한 전략적 인수합병 행보


크래프톤이 지난 25일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 인수를 발표하며 또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는 2024년 출시 후 글로벌 3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액션 RPG '라스트 에포크'(Last Epoch) 개발사입니다. 


라스트 에포크 /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


이 게임은 현재 글로벌 액션 RPG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타이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장르 다변화와 함께 새로운 프랜차이즈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번 인수에서 크래프톤은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의 지분 100%를 약 9597만 달러(약 1324억원)에 확보했습니다.


상당한 금액이지만, 최근 크래프톤의 대규모 투자 행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개발부터 미디어까지, 확장되는 크래프톤의 영토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개발 역량 강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광고 등 비게임 분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2015년 캐주얼 게임 개발사 라이징윙스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액션/전략 게임 개발사 드림모션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전문 기업 띵스플로우를 인수했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서브노티카' 시리즈로 유명한 PC·콘솔 게임 개발사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를 약 8878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는데요. 


이는 IPO 이후 크래프톤의 첫 대규모 인수 사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투자였습니다.


이후에도 크래프톤은 2022년 AR/VR 소프트웨어 개발사 5민랩과 스웨덴 개발사 네온 자이언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스튜디오 네트워크를 확장했습니다.


서브노티카 / 크래프톤


2024년 8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튜디오 폐쇄 결정으로 위기에 처했던 일본 게임 개발사 탱고 게임웍스를 인수하며 '하이파이 러시', '더 이블 위딘' 등 핵심 IP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이터널 리턴'으로 알려진 넵튠의 지분 39.37%를 추가로 확보하며 최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모바일 캐주얼게임 분야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코어 게이머층을 보유한 '이터널 리턴'을 통해 e스포츠 확장성까지 고려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게임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크래프톤의 M&A 행보는 게임 산업을 넘어 미디어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에 기반한 단편 영화를 간간이 발표하던 크래프톤은 2024년 9월, 숏폼 드라마 플랫폼 기업 스푼랩스에 1200억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 크래프톤


스푼랩스는 2분 내외 숏폼 드라마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플랫폼 '비글루'를 운영 중인데, 크래프톤의 게임 IP를 활용한 숏폼 영상물 제작이나, 반대로 비글루의 드라마를 소재로 한 게임 개발 등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6월에는 일본의 3대 종합 광고 기업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DK그룹을 약 7100억 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M&A를 단행했습니다.


ADK홀딩스는 일본 종합광고 및 각종 콘텐츠, 애니메이션 기획과 제작이 가능한 기업입니다.


이번 인수는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자사 IP를 애니메이션, 영화, 웹툰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해 팬덤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또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통해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 시장에도 진출한 크래프톤은 2022년 인도 스포츠게임 전문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에 투자하고 인도 게임 스타트업 양성을 위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5년 내 매출 7조원 달성을 향한 도전


인조이 /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이러한 대규모 투자 행보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초 발표한 5년 내 매출 7조원 달성이며, 장기적으로는 게임 기업을 넘어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확장입니다.


크래프톤은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IP의 성공을 바탕으로 2024년 누적 매출액 2조 7098억원, 누적 영업이익 1조 18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1%, 54% 성장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출시 7년이 넘은 '배틀그라운드'는 여전히 강력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업계에서는 이 게임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매출이 18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중심의 수익구조는 크래프톤의 당면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규 프랜차이즈 확보가 크래프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크래프톤의 투자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