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태풍도 막지 못한 사랑의 결실"... 물에 잠긴 성당서 결혼식 올린 신혼부부

태풍 속에서도 빛난 사랑, 침수된 성당에서 결혼식 올린 필리핀 커플


필리핀의 한 커플이 현지시간 22일 홍수로 침수된 성당에서 물길을 걸으며 결혼식을 올려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연재해 속에서도 사랑의 의미를 더욱 깊게 보여주었는데요.


현지시간 23일 AP 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제이드 릭 베르딜로와 자메이카 아길라 부부는 필리핀 불라칸주 말로로스에 위치한 바라소아인 성당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진행했습니다. 태풍이 몰고 온 홍수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결혼식을 포기하지 않은 것입니다.


Facebook 'Our Lady of Mount Carmel Parish - Barasoain Church'


당시 이 성당은 필리핀을 강타한 6호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결혼식 당일 반드시 식장 안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들은 미리 홍수 위험을 예상했지만, 날씨 때문에 기분이 상하기보다는 "모든 결혼 생활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여기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물속을 걸어 나아간 사랑의 행진


신부 아길라는 흰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무릎까지 차오른 물살을 헤치며 버진로드를 걸어갔습니다. 그녀를 기다리던 신랑 베르딜로는 필리핀 전통 의상인 '바롱 타갈로그' 셔츠를 입고 신부를 맞이했습니다. 하객들 역시 바지를 걷어 올리고 신발도 벗은 채 이 특별한 결혼식에 참석해 두 사람의 결합을 축하했습니다.


부부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저 용기를 냈을 뿐"이라며 "이건 우리가 극복해 온 수많은 어려움 중 하나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Facebook 'Our Lady of Mount Carmel Parish - Barasoain Church'


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친구 지고 산토스는 "정말 특별한 결혼식이었다"며 "악천후, 폭풍, 비, 홍수 속에서도 결혼식은 계속됐고, 사랑이 승리했다"고 감동적인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최소 3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한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자연재해 속에서도 사랑의 의지를 보여준 이 커플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