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 유람선 전복 사고, 사망자 38명으로 증가
베트남의 세계적 관광명소 하롱베이에서 유람선이 전복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4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는 위험한 기상 상황에서 승객들이 회항을 요청했음에도 승무원들이 운항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P, AFP, 로이터 통신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19일 베트남 북동부 꽝닌성 하롱베이에서 발생한 유람선 전복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3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번 사고는 하롱베이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해상 참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이 유람선에는 승객 48명과 선원 5명 등 총 53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오후 2시경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면서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구조 당국의 노력으로 11명이 구조되었지만, 이 중 1명이 병원에서 사망했고, 37구의 시신이 수습되었습니다. 아직 실종된 5명을 찾기 위해 전문 잠수부, 군인, 소방관 등 수백 명의 구조 인력이 수색 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생존자의 충격적인 증언과 가족들의 비통함
구조된 승객 당 아인 뚜언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뚜언에 따르면, 강풍과 폭우가 시작되자 승객들이 해안으로 돌아가자고 요청했지만, 승무원들은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며 승객들을 안심시키며 운항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약 15분 동안 비가 쏟아졌습니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테이블과 의자들이 거칠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몇 초 후 배가 전복됐습니다," 뚜언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심호흡하고 구명조끼를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며 "빛줄기를 보고 따라 헤엄쳐 나와 배에서 탈출한 후, 전복된 배 위로 올라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뚜언과 다른 3명은 뒤집힌 배와 프로펠러에 매달린 채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2시간 동안 버틴 끝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는 대학 친구 11명과 함께 여름 휴가차 배에 탔지만, 뚜언을 포함한 3명만 살아남았고 나머지 9명은 사망했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숨진 친구 1명이 동행한 아내와 3살 아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승객들은 모두 베트남인으로 대부분 하노이에서 온 가족 단위 관광객이었으며, 이 중 약 20여 명은 어린이였습니다.
AFP 통신은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서 만난 68세 남성의 비통한 증언을 전했습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친척인 젊은 부모와 두 아들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사망했다며 "모두가 너무 충격 받았습니다. 여름휴가로 아이들을 하롱베이로 데려가려던 참이었는데,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