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20년간 혼수상태' 사우디 '잠자는 왕자' 별세... 향년 36세

사우디 '잠자는 왕자', 20년 혼수상태 끝에 별이 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 중 한 명으로 '잠자는 왕자'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알 왈리드 빈 칼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가 20년 가까운 혼수상태 끝에 3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뉴욕포스트와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알 왈리드 왕자는 지난 19일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부친이 직접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들의 부고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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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왈리드 왕자는 2005년, 불과 15세의 나이에 영국 런던의 군사학교에서 유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뇌출혈로 인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이후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20년 동안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한 채 병상에 누워있던 그는 '잠자는 왕자'라는 별명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과 희망


알 왈리드 왕자의 아버지인 칼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는 아들이 언젠가 깨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20년 넘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변에서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라는 권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단호히 거부하며 아들을 지속적으로 보살펴왔습니다.


칼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와 아들 / X


칼리드 왕자는 사우디 왕가의 일원으로, 억만장자 기업가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의 친동생이자 과거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한 인물입니다.


그는 SNS를 통해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의 모습을 종종 공개하며 많은 누리꾼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은 중동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들의 부고를 알리는 글에서 칼리드 왕자는 "눈물이 흐르고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너와의 이별로 인해 몹시 슬퍼하고 있다. 나의 아들아"라며 깊은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그는 쿠란의 구절을 인용하며 "알라의 뜻과 명령을 믿는 마음으로, 그리고 깊은 슬픔과 비통함으로, 우리는 사랑하는 아들 알 왈리드 빈 칼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를 애도합니다. 알라께서 오늘 세상을 떠난 그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빕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알 왈리드 왕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에는 '잠자는 왕자' 해시태그가 널리 퍼지며 많은 이들이 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