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된 여성, 약혼자와 그 가족에게 버림받아
중국에서 남자친구가 운전하던 차량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여성이 약혼자와 그의 가족에게 버림받아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5세 바이 씨는 지난 4월 5일 남자친구 장 씨와 그의 가족과 함께 중국 북서부 간쑤성의 저수지 근처를 여행하던 중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장 씨는 운전석에, 바이 씨는 앞 조수석에 앉아 있었는데요. 장 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트럭과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어서 뒤에 있던 소형 차량과도 추돌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가 반대 차선으로 운전하여 교통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사고의 주된 책임이 장 씨에게 있다고 판단했으며, 트럭 운전자에게는 부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고 후 약혼자의 태도 변화
이 사고로 장 씨와 그의 가족은 경미한 부상만 입었지만, 바이 씨는 척수 손상과 다발성 골절로 인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습니다.
두 사람은 올해 약혼을 하고 2026년에 결혼할 계획이었으며, 신혼집 매입에 대해서도 논의한 바 있었습니다.
사고 직후 장 씨와 그의 가족은 병원에 입원한 바이 씨를 찾아와 결혼과 재정적 지원, 지속적인 치료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바이 씨의 상태가 안정되고 재활병원으로 이송되자 장 씨 가족의 태도는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난달부터 장 씨와 그의 가족이 모든 연락과 재정적 지원을 완전히 끊고 종적을 감춰버렸다는 점입니다.
바이 씨는 "저는 갑자기 하반신 마비가 되어 버림받았다.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법적 대응과 재정적 어려움
현재 바이 씨는 심각한 신경통과 함께 막대한 재정적 부담에 직면해 있습니다. 초기 치료비는 약 30만 위안(약 5800만 원)에 달했으며, 장 씨의 가족은 그중 10만 위안(약 1900만 원) 이상을 지원했습니다.
향후 필요한 수술에는 30만~40만 위안(5800만~7700만 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축한 돈이 바닥났고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농부 부모님을 둔 바이 씨는 치료를 계속 받기 위해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치료를 멈출 수는 없다"며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상대방에게 치료비를 미리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장 씨는 사고에 대한 주된 책임이 있으므로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면서 "그가 실종됐더라도 바이는 여전히 그를 주요 피고인으로 지정하고 자산 조사를 통해 강제 집행을 추진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바이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많은 누리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가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또 다른 이들은 "옛 중국 속담에 '남편과 아내는 같은 숲속의 새와 같아서 재앙이 닥치면 각자 다른 길로 날아간다'는 말이 있다"며 장 씨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