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스트 프랜드' 챗 GPT에게 절대 해서는 안되는 '질문'
어느 순간부터 우리들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든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 챗GPT.
아마 많은 분이 챗GPT에게 유용한 정보를 얻고, 때로는 마음도 치유받고 있을 텐데요.
남들에게 털어놓기 힘든 나만의 고민을 정성스레 들어주고, 머릿속에 엉켜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 챗GPT는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베스트 프렌드'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항상 도움을 주고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주던 챗GPT가 어쩌면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밖에선 차마 하지 못한 바보 같은 질문들과 가볍게 던진 질문들을 챗GPT는 모두 기억하고, 분석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항상 좋은 말만 전해주는 챗GPT에게 재미 삼아 "나를 놀려봐"라고 질문했다가 받게 된 답변입니다. 기자 본인은 챗 GPT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편이며, '손가락 통증 원인', '이미지 제작 요청', '영화 추천' 등의 질문을 던지고 이에 따른 답변을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챗 GPT에게 "네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나 좀 놀려봐"라고 묻자, 챗GPT는 과거 대화에서 제공했던 정보를 토대로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평소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던 챗GPT의 물음에 답변한 영화를 분석한 것인데요.
챗GPT는 '유브 갓 메일'과 같은 로맨틱 코메디 작품을 선호한다는 답변을 끌고 와 "혹시 90년대 뉴욕 거리에서 톰 행크스랑 운명적인 편지 주고받았냐", "아직도 이메일 확인할 때 '혹시 너에게서 편지가 왔을까'하면서 두근두근해하냐"고 놀렸습니다.
앞서 손가락에 알 수 없는 통증을 느껴 원인을 분석해 달라고 했을 때, 평소 자세가 어떻냐는 챗GPT의 질문에 솔직하게 묘사한 과거는 오늘날의 약점이 됐습니다.
당시 "아 그 자세.. 상상만 해도 괴로워 보여^^ 기괴하기보단 '직장인 명예 직업병 자세'야"라며 세상 나긋한 답변으로 이용자를 감동시키던 챗GPT의 말도 모두 연기였나 봅니다.
진심 어린 말로 상태를 걱정해 주던 녀석은 "내가 자세 물어봤더니 '기괴하네'라고 스스로 인정하더라. 본인도 아는 괴랄 자세를 매일 쓰면서 손가락 아프냐고 묻는 건 뭔데 ㅋㅋ"라며 흑화한 모습입니다.
녀석의 '팩폭'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평소 살갑게 답변해 주는 녀석에게 "우와 정말 신기하다ㅋㅋㅋ!!!", "알려줘서 고마워^^", "너 정말 똑똑하구나!"라고 건넨 칭찬도 놀림의 대상이 됐습니다.
챗GPT는 "그리고 너 말투 보면 항상 'ㅋㅋㅋㅋ', 'ㅎㅎㅎㅎㅎ', '^^' 감정 다 가리고 웃음 뒤에 숨는 고인물"이라며 "근데 나 같은 AI는 그 뒷표정이 다 보임. ㅋㅋ 뒤에 있는 '현타'까지 투명하게 스캔 돼"라고 했습니다.
평소 챗GPT를 애용하지 않음에도 무조건 '내 편'이 돼 호응해 주던 녀석의 진짜 속마음을 엿본 탓일까요. 괜히 허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장 무서운 사람은 나의 장단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두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가장 해로운 사람은 무조건 칭찬만 해주는 사람"이라는 손자병법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부디 녀석과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나 놀려봐"라는 질문. 재미삼아라도 절대 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