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홍수 참사, 캠프 참가 어린이 27명 목숨 앗아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여름 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 27명이 강물에 휩쓸려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텍사스 중부 지역 커 카운티를 강타한 폭우로 '캠프 미스틱'에 참가했던 여자 어린이들 중 2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캠프를 운영하는 기독교계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런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을 견뎌야 하는 가족들과 함께 우리 가슴도 찢어진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캠프 희생자는 대부분 8세의 어린 소녀들이다.
희생된 어린이 중 신원이 확인된 앨라배마주 출신 8세 소녀의 할머니 데비 포드 마시는 페이스북에 "이 아름답고 용감한 소녀가 우리 삶에 함께했던 것을 항상 축복으로 여길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AP에 보낸 이메일에서 소녀의 부모가 "견딜 수 없는 상실에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홍수 사망자 91명으로 증가, 수색 난항
당국은 캠프 참가 어린이 10명이 아직 실종 상태로,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커 카운티 보안관은 7일 오전 8시 30분 기준으로 캠프 참가 어린이들을 포함해 75명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발표했다.
트래비스, 버넷, 켄달 등 주변 카운티에서도 10여 명의 추가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백악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텍사스 홍수로 인한 총 사망자가 1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당국은 전날 실종자가 최소 41명이라고 발표했다.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지속되는 호우와 악천후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미 기상청(NWS)은 이 지역에 7일 오후 7시까지 홍수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내륙 산지인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방향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 일대에 짧은 시간 동안 집중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물이 범람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미 언론은 이번 강수량과 피해 규모를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재난이라고 보도했다.
재난 대응 실패 논란, 정치권 공방 격화
이번 참사는 강물 범람과 급류 위험이 높은 강 상류의 캠핑장과 주거지에 미리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대응 실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텍사스주 출신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은 "우리가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대피했을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특히 가장 취약한 지역에 있는 사람들, 즉 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어린아이들을 더 높은 지대로 데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척 슈머 연방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 상무부에 국립기상청(NWS)의 감원과 인력 부족이 이번 텍사스 인명피해를 키웠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지적을 "부도덕하고 비열하다"고 비난하며 "국립기상청은 적시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일께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