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소리' 나는 학력 가진 남성... 취업 실패로 '배달' 시작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명문 대학을 네 개나 졸업하며 향후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렸던 한 남성이 음식 배달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푸젠성 출신인 39세 남성 딩위안자오(Ding Yuanzhao)는 과거 중국판 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중국 최고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칭화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화학과를 졸업한 후 딩은 칭화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문대인 베이징대학교에서 에너지 공학 석사 학위를 땄다.
딩의 학구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싱가포르의 명문 대학인 난양공과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생물다양성 석사 학위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러한 학력을 바탕으로 딩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잠시 근무했으나 계약 종료로 일자리를 잃었다. 이때 박사후연구원이란 박사 학위를 마친 뒤 각종 연구 기관에 소속되어 특정 연구를 수행하는 직무를 의미한다.
퇴사 후 딩은 수많은 이력서를 보내고 10번 이상의 면접을 봤으나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이에 계속 무직 상태로 지낼 수 없다고 판단한 딩은 생계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음식 배달원'으로 정식 등록한 뒤 하루 10시간씩 오토바이를 타면서 주당 약 700싱가포르달러(한화 약 75만 원)를 벌기 시작했다.
딩은 최근 자신의 SNS에 "열심히만 하면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직업"이라면서 "운동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또 화려한 학력을 갖고 있음에도 과외 등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혼자 학생을 만나기에는 낯을 가려서 부끄럽고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 돌아와 한 식당의 배달원으로 취직한 그는 '가오카오'를 치른 학생들에게 "시험 망쳤다고 너무 낙담하지 마라. 시험을 잘 봤다 해도 그게 인생에 그리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사연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대학이 인생의 모든 것은 아니다", "시험 망쳤는데 위로가 된다",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