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에도 녹는데... 4살 아이가 물고 뜯던 캡슐 세제 터져 실명 위기
한 아이가 부모 몰래 갖고 놀던 농축 캡슐 세제가 터지면서 실명에 가까운 부상을 입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바스티유 포스트(Bastille Post)에 따르면 3월 호주에 사는 4살 소녀 루카 드 그루트(Luca de Groot)는 종종 엄마 조디 로우(Jodi Lowe, 34)를 도와 집안일을 거들었다.
사고 당일, 루카는 빨래를 하던 엄마를 돕기 위해 평소처럼 캡슐 세제를 꺼내 들었다.
캡슐 세제는 일정량의 고농축 액체 세제를 물에 녹는 얇은 필름으로 감싼 제품으로, 세탁 시 계량이 필요 없어 편리한 '살림템'으로 불린다.
조디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루카는 캡슐 세제를 물고 뜯으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캡슐 세제의 향긋한 냄새와 말랑한 촉감은 4살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캡슐 세제가 터지며 얇은 필름 안의 세제가 루카의 눈으로 강하게 튀어 오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엄마 조디는 "평소에도 빨래를 자주 도와줬는데 단 한 번도 캡슐 세제를 물거나 뜯은 적이 없었다"면서 "단단한 캡슐이 터지면서 루카의 눈에 세제가 강하게 튀었다"고 설명했다.
조디는 세제가 들어간 눈을 비비며 울고 있는 루카를 발견하자마자 욕실로 데려가 씻겼지만, 심각한 화상을 입은 루카의 눈은 심하게 부어올라 진정되지 않았다.
결국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고, 당시 의사는 루카가 왼쪽 눈과 손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이후 루카는 각막 복원을 위한 양막 이식술을 포함해 세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루카는 16일간 입원하며 매일 안약을 넣고 상처를 소독해야 했고, 한때 일시적인 실명 상태까지 악화됐지만 현재는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러한 캡슐 세제는 약 30kg의 압력까지 견딜 수 있지만, 찬물에서 빠르게 녹는 수용성 필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이나 땀에 젖은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
특히 아이들이 이를 젤리로 착각해 물거나 삼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보관하는 등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