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4일(금)

SK 최태원 회장 장남, SK E&S 휴직... "놀라운 '큰그림' 그리고 있다"

"아버지 후광 아닌, 나만의 실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30)씨가 아버지의 후광 아래 그룹 내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대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컨설팅업계에서 독자적으로 실력을 쌓는 길을 택했다.


SK E&S를 떠나 세계적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로 이직하며 본격적인 경영자 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그룹


'아버지 덕'이 아닌 스스로의 실력으로 인정받는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선택이 그의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美 브라운대 출신... SK E&S서 에너지사업 경험


2일 재계에 따르면, 인근씨는 오는 3일 맥킨지 서울 오피스에 입사할 예정이다.


1995년생인 그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2020년 SK이노베이션 E&S 전략기획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최근까지는 북미사업총괄 조직인 '패스키'(Passkey)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담당해 왔다.


글로벌 컨설팅사는 주요 그룹 오너가 자녀들에게 경영 전반을 압축 경험시키는 통로로 통한다. 다양한 산업과 기술, 마케팅, 조직 운영, 글로벌 경제 등을 단기간 내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 장남 최인근씨 / 사진=SK그룹


실제 그의 큰누나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도 2015년부터 2년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2017년 SK바이오팜에 팀장으로 합류해 경영에 참여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홍정국 BGF 부회장,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담당 등도 글로벌 컨설팅사를 거친 뒤 그룹 주요 요직을 맡았다.


재계 관계자는 "컨설팅사 경험은 경영전략, 투자, 조직혁신 등 기업 운영의 'A to Z'를 현장에서 체득하는 과정"이라며 "특히 오너 3세의 경우 글로벌 인맥과 네트워크를 넓힐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아버지와의 각별한 유대... 진로 상담도 영향


인근씨는 공식 석상보다는 아버지 최태원 회장과의 일상 속에서 대중에 알려져 왔다. 지난해 6월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부자가 서울 신사동 한 식당 앞에서 친구처럼 어깨동무를 한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사진이 찍힌 시점이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나온 지 6일 만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디시인사이드


최 회장은 2022년 자신의 SNS에 인근씨와 테니스를 치는 사진을 올리며 "테니스 부자 4시간 게임 3621㎉ 연소"라고 적기도 했다. 주말 일정이 비는 날이면 함께 테니스를 즐기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이직도 최 회장의 조언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자녀들에게 진로와 관련된 깊은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인근씨의 이번 선택도 경영 후계자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