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미제 사건 해결... 92세 노인 종신형 선고
58년째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독거노인 강간·살인 사건'의 범인이 마침내 붙잡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라일런드 헤들리(Ryland Headley)는 34살이었던 1967년, 브리스틀(Bristol)에 혼자 살던 노인 루이자 던(Louisa Dunne, 75)의 자택에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당시 피해자 자택 창문에는 손바닥 자국이 발견됐고, 경찰은 인근에 거주하는 용의자 1만 9,000명의 손바닥 자국과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헤들리는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용의선상에서 벗어난 헤들리는 2012년 별도의 사건으로 체포되면서 DNA 정보를 당국에 등록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꼬리가 밟히게 됐다.
그는 1977년에도 다른 지역에서 여성 노인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복역한 전력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DNA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50년 넘게 묻혀 있던 해당 사건은 2023년 재수사에 들어갔고, 경찰은 던이 살해될 당시 입고 있던 치마에서 채취한 체액과 헤들리의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헤들리는 줄곧 범행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 1일 영국 브리스틀 형사법원은 헤들리의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최소 복역 기간 20년의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날 데이브 마천드(Dave Marchant) 수사관은 "아무리 오래되거나 단서가 없는 사건이더라도 수사를 멈추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범죄자를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절대 꺾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릭 스위팅(Derek Sweeting) 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은 인명과 존엄성을 완전히 무시했다"며 "영원히 석방되지 못하고 교도소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던의 손녀 메리 데인턴(Mary Dainton)은 선고공판에서 "범인이 잡히지 않아 어머니는 생전에 늘 아프셨다"며 "할머니를 사랑했던 모든 이가 정의 실현을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슬프다"고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