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30일(월)

음식·음악·화장품·드라마·영화·뮤지컬까지 한류 열풍... K-문화 걸림돌은?

세계를 사로잡는 한류, NYT가 주목한 '문화 강국' 한국의 성장과 과제


미국의 권위 있는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을 '문화 강국(Cultural Powerhouse)'으로 조명하며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한류 현상에 주목했다.


NYT는 지난 21일(현지시각) "한국은 어떻게 문화 강국이 되었고, 앞으로는?(How South Korea Became a Cultural Powerhouse, and What's Next)"이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을 분석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


이 매체는 최근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그리고 완전체 복귀를 앞둔 방탄소년단(BTS)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가 이룬 눈부신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한류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며 "화장품부터 음식까지, 한국 관련 모든 것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이 촉발한 한류 열풍,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한류의 시작점을 1990년대 후반 한국 드라마가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점으로 설명했다.


이후 인터넷의 보급으로 한류 콘텐츠는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됐으며,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최초로 10억 뷰를 돌파하며 K-팝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촉발했다. 그러나 K-팝을 주류 문화로 끌어올린 결정적 계기는 BTS의 등장이었다.


"랩, 춤,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는 일곱 명의 잘생긴 청년들"로 묘사된 BTS는 팬데믹 기간 동안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 등의 곡으로 스트리밍과 조회 수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이러한 K-팝의 성공은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있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할리우드 영화의 국내 상영을 제한하면서 자국 영화 산업을 보호해왔다"며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한 점과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주요 사례로 언급했다.


K-뷰티부터 K-푸드까지, 확장되는 한류의 영향력


한국의 뷰티 산업은 K-팝과 K-드라마 스타들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NYT는 이를 "K-뷰티(K-beauty)"라고 명명하며 "한국 연예인의 철저한 피부 관리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피부 관리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실제로 한국은 현재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식품 분야에서도 한류의 영향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불닭볶음면, 김밥 등 한국 음식은 소셜미디어와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영향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2024년 1분기 기준 한국 농식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류 확산의 걸림돌과 미래 과제


그러나 NYT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확산이 직면한 현실적 제약도 지적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촉발된 한중 갈등 이후, 중국이 K-팝 공연을 비공식적으로 금지한 사례를 언급하며 "지정학적 긴장이 한류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처럼 음식, 패션,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갖춘 문화 강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도 짚었다.


Facebook 'bangtan.official'


한국의 문화 수출은 세계 시장 내에서 여전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지금이 한류의 정점인지, 혹은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함께 전했다.


NYT는 한국 사회 내부의 과제로 외국인을 향한 차별 문제도 조명했다.


태국 출신의 한 유학생은 인터뷰에서 "외국인으로서 항상 일정 수준의 차별은 존재하며, 이제는 그것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많은 외국인이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