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30일(월)

면전에서 김용태가 'A4 작심발언' 날리자... 李대통령 '이 말'에 참석자들 빵 터졌다

이재명 대통령, 관저서 여야 지도부 첫 오찬... "가능하면 자주 보자"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첫 회동을 가졌다. 취임 18일 만의 행보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시점에 이뤄진 회동으로, 향후 협치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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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발언이 중심 된 35분... "7가지 제안 준비해왔다"


이날 오찬은 정오부터 약 1시간 45분 동안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에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모두발언은 이 대통령(3분 30초), 김용태 위원장(7분), 송언석 원내대표(18분), 김병기 원내대표(6분 30초) 순으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하자 이 대통령은 조용히 펜을 들어 메모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펴고 국민 통합에 노력한다면, 국민의힘도 적극 협력하겠다"며 확장재정 정책 재검토, 초당적 외교안보 협력, 공정 인사 5대 원칙 제시, 사법부 독립 보장, 의료·노동·교육 개혁 방향성 명확화, 중장기 공급 대책, 정치·선거제도 개혁 등 7가지 정책 제안을 조목조목 읽어 내려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우상호 수석은 고개를 들어 김 위원장을 뚫어지게 바라봤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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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때보다 짧았던 내 발언"... 오찬 분위기는 유쾌


송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거론하며 "현 국회 구성은 대통령께서 당 대표 시절 세팅된 결과"라고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날 회동이 지난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영수회담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안주머니에서 A4용지 10장을 꺼내 15분간 발언했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해병대 특검 수용 등을 요구했지만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었다.


이번 회동 비공개 일정으로 들어가면서 우상호 수석이 "역대 최장 오찬 모두발언 아니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내가 윤 전 대통령 앞에서 했던 말보단 짧았던 것 같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관저 곳곳에 '협치 상징'... 야당 먼저 세우는 파격 의전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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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이 교차된 네이비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테이블 중앙에는 붉은 꽃다발이 놓였고,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웰컴드링크도 붉은색이었다. 오찬 메뉴로는 '오색 국수'가 나왔고, 참석자들은 이를 두고 "통합의 의미가 담겼다"며 웃었다고 한다.


의전에서도 이례적인 파격이 이어졌다. 모두발언 순서상 이 대통령 다음으로 야당 인사들이 먼저 발언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맨 마지막 순서를 맡았다. 기념촬영 때도 대통령 오른쪽에는 야당 지도부가 배치됐고, 이 대통령은 "손 한번 잡을까요?"라고 제안하며 여야 대표들이 손을 맞잡은 사진도 연출됐다.


이번 오찬은 당초 7월 초로 예정됐지만, 이 대통령이 "자주 볼 건데 굳이 미룰 이유가 있느냐"며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차기 회동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통령께서 '최대한 자주 만나자'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