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는 따뜻한 '우유 배달'
매일 아침, 보냉백 속 우유를 통해 홀몸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매일유업 배달원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22일 국민일보는 매일유업이 후원을 이어가고 있는 홀몸 어르신 고독사 예방 캠페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캠페인 과정에서 생겨난 따뜻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지영 매일유업 성동·광진 대리점장은 지난 18일 오전 6시께 서울 성동구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우유 배달을 마치고 돌아서던 중, 새벽 산책을 마친 김용남(90) 할머니를 마주하게 됐다.
김 할머니는 "매일같이 뭘 그래 나서 가지고 싸. 젊은 양반한테 참 미안하네. 그래도 고마워. 매일 우유 먹으니까 건강이 좋아. 그니까 내가 이만큼 살고 있지"라며 구 점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십 년 전 남편을 잃고,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 김 할머니는 벌써 10년째 반지하에 혼자 살고 있다.
구 점장은 "(배달한) 우유가 그대로 놓여 있으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문을 두드렸는데 대답이 없어 코를 대고 냄새까지 맡아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와 같은 홀몸 어르신들의 고독사 예방을 위해 매일유업이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무료' 우유배달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다.
호용한 옥수중앙교회 목사는 저소득층 독거노인 100가구에 교회 이름으로 우유를 전하기 시작했고, 지난 2015년 지금의 '(사)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매일유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과 개인 후원을 통해 복지 사업이 확장됐고, 현재는 전국 6024가구의 (지난달 기준) 홀몸 어르신에게 한 달간 18만 1321개의 우유를 전달하는 온기 있는 사업이 됐다.
매일 신선한 우유를 전달받는 홀몸 어르신들은 보냉백에 손 편지, 사탕 등의 간식을 남겨두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배달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곤 했다.
실제로 매일유업 성동·광진 대리점의 한 배달원이 지난달 홀몸 어르신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보면 어르신은 "한겨울 미끄러운 눈길에 칼바람과 찌는듯한 무더운 여름에도 노인들의 안녕을 빌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섬겨주신 직원 여러분들과 배달원분께 어떠한 말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다"고 말했다.
어르신은 "가끔 눈길 사고로 우유가 늦어져 죄송하다는 문자를 받으면 제가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이번 어버이날에는 생각지도 않은 깜짝 선물 카네이션까지 정성을 담아 주셔 감동했다"고 재차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