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 10대 3명 동시 사망... "학교 생활 전반 재조사 필요" 목소리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0대 학생 3명이 함께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학교 생활 및 운영과 관련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숨진 학생들과 가까웠던 동급생과 학부모들은 "단순 동선 추적을 넘어, 아이들이 겪은 전반적인 학교 생활과 정서적 환경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전날까지 수업 참여... 유족 "늘 함께 다니던 절친들"
23일 부산일보는 숨진 학생들은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으며, 같은 전공을 공부하던 사이로 평소에도 늘 함께 다니며 서로에게 의지해왔던 절친한 친구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사건 전날인 20일, 이들은 평소처럼 등교해 수업에 참여했고, 단축 수업 종료 후 오후 3시 30분께 학교를 마쳤다. 이후 학교 인근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를 함께 들렀다는 것이 친구들과 유족의 공통된 진술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 세 학생 중 한 명은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SNS 게시글을 삭제한 뒤, 오후 8시 37분께 조부모와 통화했다. 오후 9시 30분에는 어머니에게 "지하철 타고 귀가하겠다"고 전화했고, 오후 10시 7분엔 아버지에게도 연락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원 측에서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어머니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오후 7시쯤 보낸 편의점 기프티콘 메시지에는 '좋아요' 표시만 남긴 채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특정 강사와 갈등 정황... 학부모는 "고소 준비 중이었다"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학교 내 문제, 특히 특정 강사와의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같은 전공을 수강하던 학생들에 따르면 강사 A씨는 수업 중 한 학생의 태도를 문제 삼아 "그런 식이면 뒤로 가라"며 공개적으로 훈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강사는 학생들과 말다툼을 벌이고는 했고, 학생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일부 학부모는 '고소'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교육청, 동선 외에도 학교 전반 조사 나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변사로 규정하지 않고, 사학 재단 운영 전반에 걸친 의혹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유족들이 파악하지 못한 오후 7시부터 숨진 시각인 오후 11시 40분 사이의 행적을 추적하며, 학부모들이 제기한 학교 내 정서적 환경과 강사와의 갈등 등도 포함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2일 유족을 상대로 조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진술을 토대로 강사 A씨에 대한 고발 내용과 함께 부산시교육청에 접수된 관련 민원도 분석 중이다. 금정경찰서와 해운대경찰서가 각각 수사에 착수해 병행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