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초청 행사, 학생들 반발 뒤 급작스러운 취소
대학가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둘러싼 학생들의 반응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몇몇 대학에서는 예정됐던 강연이 연달아 취소되는 등 문화·학술계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이른바 '안방 비자금' 실체 규명을 촉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기대학교 예술대학이 주최한 노소영 관장 초청 행사가 16일 돌연 취소됐다. 노 관장의 건강상의 문제가 취소의 표면적인 이유였는데, 캠퍼스 내 대자보 부착과 반대 시위 예고 등 학생들의 강한 반발이 실질적 배경이 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독재 유산 미화 안 돼" 학생 반발에 플랜카드 철거
행사 취소에 앞서, 경기대 교정에는 '노소영 관장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가 걸렸다. 이에 학생들은 곧바로 반발하며 "독재자 노태우의 딸이 학문과 진실의 공간인 대학에 발을 들이려는 것도 모자라, 환영 현수막까지 내걸린 현실에 분노한다"고 성명을 냈다.
이들은 특히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선경 300억' 메모, 50억 원짜리 약속어음 6장 등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존재를 본인이 사실상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내에는 '노소영 초청 규탄' 대자보가 잇따라 부착됐고, "계엄의 악몽", "군사독재의 수혜자" 등의 문구도 등장했다. 행사 당일에는 학생 시위도 예정돼 있었으나, 관장의 방문이 취소되면서 무산됐다.
부산외대 이어 경기대까지...대학가로 번지는 사회적 회의
노 관장을 둘러싼 논란은 경기대뿐 아니라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도 유사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부산외대는 최근 '노태우 자료관 설립에 반대하는 부산외대 학생 모임'이 1인 시위와 대자보 부착, 전단지 배포, 온라인 서명 운동 등을 진행했다.
부산외대는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외교 업적을 기리기 위한 '노태우 대통령 자료관' 설립 계획을 밝히고, 아트센터 나비와 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노소영 관장과 동생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도 참석한 바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헌정질서를 유린한 전직 대통령 일가의 업적을 미화하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해당 자료관 설립이 철회돼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300억 메모' 논란 재점화...비자금 실체 규명 요구 커져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논란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김옥숙 여사와 노소영 관장이 이혼 소송 중 법원에 제출한 300억 원 약속어음 사진과 메모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김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에 거액을 기부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과거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안방 비자금'이 여전히 은닉된 채 흘러가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예술계 인사이자 기업가의 정체성을 가진 노소영 관장에게 쏠리는 시선은 단순한 개인의 논란을 넘어, 정치와 자산 승계, 역사 청산이라는 구조적 질문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