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만취 질주' 차량... 오토바이 추격전 끝 검거한 이는 '휴가' 나온 군인

만취 운전자, 시민 추격으로 검거


경찰의 정차 지시를 무시하고 도주한 만취 운전자가 20대 시민들의 끈질긴 추격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추적이 위험한 도로 위 음주운전자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0시27분쯤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도로에서 친구 사이인 20대 김동규 씨와 박찬우 씨가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차량을 발견했다.


박찬우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음주 운전 차량(사진 왼쪽)을 추격하고 있다. / 사진 제곧 = 해운대경찰서


두 사람은 음주 운전이 의심된다며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각자 오토바이를 타고 해당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송정터널 앞 도로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하고 여러 차례 정차 지시를 했으나, 운전자는 이를 무시했다.


오히려 중앙선침범, 신호위반, 과속 등 난폭 운전을 하며 도주를 시도했다.


시민과 경찰의 협력으로 음주운전자 검거


경찰은 김 씨와 함께 약 4km 거리를 추격했지만 일시적으로 차량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때 박 씨가 기지를 발휘해 도주 예상 경로로 먼저 이동했고, 기장군에 있는 한 상가 주차장에서 도주 차량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김동규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음주 운전 차량(사진 왼쪽)을 추격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해운대경찰서 


김 씨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40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및 난폭 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 당시 A 씨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로 확인됐다.


이번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김 씨는 현재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군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릴 적부터 경찰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그 마음이 더 확고해졌다"며 "앞으로도 누군가를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잠재적 사고를 예방하고 공공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