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위험한 '분홍 맨홀', 부식으로 인한 안전 위협 심각
거리를 걷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분홍색 맨홀'이 심각한 안전 위협으로 떠올랐다.
콘크리트 재질로 만들어진 이 '조화 맨홀'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전국에 설치됐다. 30~40년이 지난 현재에는 심각한 부식 상태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도심 위 폭탄'으로 변모한 수준이다.
조화 맨홀은 주변 보도블록과 색상을 맞춰 도시 미관을 고려한 것으로, 철제보다 보기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광범위하게 설치됐다.
대부분 중국산 제품이 사용됐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안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한 보행자는 "저희 모임 언니도 이거 했다가 넘어졌잖아요. 이게 오래돼서 깨지고 또 비 많이 오면 저런 데도 막 맨홀도 들고 일어나요"라고 증언했다.
실제로 2년 전 부산에서는 조화맨홀이 무너져 그 위를 걷던 남성의 다리가 땅으로 빠져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맨홀 내부 상태,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
전문가들은 인도를 다니는 스쿠터나 킥보드의 충격, 폐수에서 발생하는 가스 등이 맨홀 뚜껑 안쪽 콘크리트를 빠르게 부식시키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지역 현장 확인 결과, 많은 조화맨홀 뚜껑에서 균열이 발견됐으며, 손가락이 깊숙이 들어갈 정도로 내부 균열도 심각한 상태였다.
철근도 심하게 녹슬어 보행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정밀측정 전문업체 김성갑 이사는 "이건 뭐 측정할 필요가 없어요. 안에 비어있어서 얘가 이런 식으로 균열이 와서 깨지기 시작하면 조그마한 충격에도 얘는 그냥 깨져버리거든요. 그러면 어린아이들 발은 금방 빠져버리잖아요"라고 경고했다.
반발경도 측정 결과 10메가 파스칼로 나타났는데, 이는 "언제든지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위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별 관리 역량 차이, 시민 안전 위협
또한 지자체마다 관리 역량이 다르다 보니 전국에 이런 조화맨홀이 몇 개나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행자들은 이러한 맨홀을 밟지 않도록 주의하고, 부식이 심한 맨홀을 발견했을 때는 지자체에 즉시 교체를 요청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