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6일(목)

광주시 "대형 화재로 타버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정부가 지원해달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이후 이전 논의 급물살


대형 화재로 주요 생산시설이 소실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첫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해 공장을 새로 짓는 문제가 크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에서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써달라"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건물 해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5.5.22 / 뉴스1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7시 11분쯤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2공장동 24만㎡ 중 50% 이상을 소실시켰으며, 주요 생산시설이 대부분 불에 탔다.


이 사고로 공장 인근 주민 1만 1,436명이 1만 7,965건의 건강·재산상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는 화재 피해의 심각성이 공장 이전 논의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공장 이전의 걸림돌, 막대한 비용과 용도변경 문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은 2019년부터 추진됐으며, 회사 측은 2022년 공장 용도변경 등 이전 방안을 광주시에 제출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달 28일 광주 광산구청 구청장실을 찾아 김석웅 부구청장과 대화 하고 있다. 노조는 전날 박병규 구청장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함평 빛그린 산단 이전 가능성이 낮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2025.5.28 / 뉴스1


2024년에는 함평 빛그린산단 50만㎡를 1,161억 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그러나 이전 비용이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재원 마련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회사 측은 현 광주공장 부지를 매각해 이전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지만, 현재 '공장용지'인 부지 용도를 '상업용지'로 변경하지 않으면 이전비용을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금호타이어 측은 광주시에 공장용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현 광주공장 부지가 상업용지가 될 경우 매각 가치 1조 4,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지난달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장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뒤덮고 있다. 2025.5.17 / 뉴스1


반면 광주시는 "공장이 가동 중인 부지는 용도변경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행법상 용도변경이 가능한 부지는 '유휴 토지나 대규모 시설의 이전 부지'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타이어가 중국 자본인 더블스타로 넘어간 상황에서 "개발 이익만 챙긴 후 공장 이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떠날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우려도 광주시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 감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가 투입되고 있다. 2025.5.19 / 뉴스1


금호타이어 측은 "당장 피해 복구와 화재 원인 규명 등 수습이 우선인 만큼 공장 이전 문제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장 인근 주민들과 광주 지역 산업계는 낙후된 시설 복구보다 이전·신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금호타이어 퇴직자모임'도 공장 화재 후 직원들의 고용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광주공장 이전을 사측에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장 이전 계획이 수년 전부터 있었고, 지역사회 현안으로 대두돼 있는 만큼 함평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운데)가 지난달 18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전날 발생한 대형 화재와 관련해 “고개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고 있다. 2025.5.18 / 뉴스1


1974년부터 가동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현재 일반직 351명, 기능직 1,853명 등 총 2,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하루 3만 3,000개의 타이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로 인한 생산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액은 3,375억 8,500만 원으로 추정된다.


강기정 시장의 정부 지원 요청과 지역사회의 이전 요구가 맞물리면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간 용도변경 협상 진전 여부가 향후 공장 이전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