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천공기 사고, 5분 차이로 피한 참사
용인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대형 천공기가 아파트 외벽을 덮치는 위험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 아파트에 있던 아이와 할머니가 '단 5분 차이'로 참사를 면했다.
지난 5일 경기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10시 13분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에 위치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지반을 뚫는 건설장비인 대형 천공기가 인근 15층 아파트 외벽을 향해 쓰러졌다고 밝혔다.
천공기는 아파트 벽체를 관통해 침실 안까지 들어왔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신속하게 주민 대피 방송을 실시했고, 156명의 주민들이 안전하게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사고 현장의 천공기는 발생 이틀 만에 완전히 철거 작업이 완료됐다.
당시 YTN이 공개한 사고 현장 모습을 보면 벽체를 뚫고 침실을 관통한 천공기 인근에는 깨진 유리창과 무너진 벽, 휘어진 철근과 콘크리트 파편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실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지는 모습이다.
아이 침대 위로 잔뜩 쏟아진 건물 잔해가 아찔함을 더하는 가운데, 사고 발생 5분 전까지 현장에 어린 아이와 할머니가 함께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 사람이 잠시 거실로 이동한 사이 천공기가 방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침대 위에서 어머니와 딸이 종이접기와 인형놀이를 하고 있었다"며 "다행히 아내가 커피랑 과일을 드시러 나오라고 해서 방에서 나와 있었던 게 천운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선정하는 업체를 통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공사인 DL건설 관계자는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보상절차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