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만찬 자리서 현장 확인"...세로 5m, 깊이는 70cm안팎 구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야외 공간에 반려견을 위한 수영장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퇴거 직전까지 관저에서 일반 가정에 비해 과도한 물 사용량이 기록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대통령 관저를 방문한 사실을 공개하며, 관저 야외에 설치된 수영장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1·2기 지도부 인사들을 초청해 관저 만찬을 열었다.
박 의원은 매"현장에서 확인한 수영장은 성인용이라 보기엔 크기나 깊이가 상당히 작고 얕았다"며 "현장에 있던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개 수영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해당 수조는 대략 세로 5m, 가로 2m 정도로 보이며, 가장 깊은 곳도 70~80cm로 허리 이하 높이에 불과한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만찬 참석자도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폭에 불과했고, 수심도 허리에도 차지 않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228t 물 사용...수영장과 관련성 제기
이와 관련해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서울아리수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일인 4월 4일 이후 7일간 한남동 관저에 머무르며 228t이 넘는 수도를 사용했다. 이는 일반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사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당시에도 '과도한 물 사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해당 수돗물의 사용처가 '관저 내 수영장'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해 듣기로는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있었다"며 "윤 전 대통령 내외가 직접 이용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관저 운영에 필요한 평상시 사용량"이라는 해명을 내놨으나, 윤 의원은 이를 두고 "청와대와 한남동 관저의 규모는 전혀 다른데, 과거 청와대 기준 40~50t과 비교해 200t 이상을 정당화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의원 "사진 속 수영장, 제보받은 시설과 일치"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 재임 당시, 관저에 반려견 전용 수영장이 설치됐다는 제보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보니, 당시 들은 제보 내용과 시설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며 "사진 속 시설이 개 수영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아직 해당 시설의 용도나 설치 시점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퇴임 이후까지 계속된 물 사용과 관련한 의문, 그리고 이번 사진 공개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 사용 방식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