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4년간 동급생 '학폭'에 시달린 고교생... 학교는 '수학여행' 함께 보냈다

4년간 이어진 학교폭력의 실태


충남 청양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장기간 지속된 학교폭력 사건이 드러나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JTBC '사건반장'에는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현재까지 또래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A군의 사연이 전해졌다. 


A군에 따르면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학생들은 A군에게 흉기로 위협을 가하고, 청 테이프로 손발을 묶은 뒤 입과 눈까지 가리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를 저질렀다.


YouTube 'JTBC News'


이들은 A군의 바지를 벗기고 머리를 강제로 미는 등의 행위를 하며 이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했다.


가해 학생들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촬영한 영상을 빌미로 A군에게 4년간 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갈취했다.


A군의 가족은 "가해 학생이 많게는 몇십만 원씩 가져가기도 했으며, 고가의 헤드셋과 운동용품 등을 대신 사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빈번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피해 금액은 천만 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A군은 이러한 금전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고, 가해자들의 보복이 두려워 수년간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한 달 전, 옆집에 거주하는 사촌 형이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가족에게 알리면서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피해자 A군은 자신의 고통에 대해 "세상을 다 잃은 기분이고 너무 힘겹다"며 "위축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빠져나갈 힘도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3~4년간 당해왔던 거라 내일은 또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걱정도 되고 내가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깊은 심리적 상처를 드러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욱이 황당한 부분은 A군의 부모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이다. 학교 측은 교내 폭력 사실을 전해들었음에도 수학여행에서 A군과 가해 학생들을 분리조치하지 않았다.


결국 A군의 부모는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연락해 교육청에 사건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 관계자는 "가해자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학교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어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