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스모킹 건'이 지난 6월 3일 방송에서 2009년 발생한 보령 청산가리 살인사건을 심층 조명했다.
이 사건은 하룻밤 사이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격적인 살인 사건으로, 범인의 치밀하고 교묘한 범행 수법이 드러나 경악을 자아냈다.
보령경찰서 수사과 전병화 형사는 "그는 하룻밤 사이에 3명을 살인했다. 누구보다 치밀하고 교묘했다. 그리고 뻔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그가 범인이라는 걸 증명하기까지 반년이 넘게 걸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2009년 4월 30일 오전 11시, 한 마을 주민이 이웃집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처음에는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로 여겨졌으나, 상황은 점차 미스터리해졌다.
사망한 노부부는 산 밑 등산로 인근에서 동동주와 안주를 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이들이었다.
현장에는 기물 파괴나 몸싸움 흔적이 전혀 없었다. 부부는 열린 안방 문 앞에 길게 누운 채 발견됐는데, 남편은 천장을 보고 누워 양발을 뻗은 채 오른손을 배 위에 올린 상태였다. 아내는 남편을 향해 누운 채 왼손을 남편의 가슴에 얹고 있었다.
현장의 흐트러진 여성용 슬리퍼와 대접으로 미루어 보아, 남편이 먼저 쓰러진 것을 본 아내가 놀라 주방에서 물을 떠오다가 바로 쓰러져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아내의 입가에서 발견된 소량의 혈흔은 피를 토한 증거였다.
부부는 등산객 손님이 많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고 금슬도 좋았기에 자살 가능성은 낮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16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같은 날 또 다른 여성도 사망했다는 점이다.
이 여성의 남편이 직접 119에 신고했으며, 사망 당시 여성의 오른손에는 칫솔이 쥐어져 있었다.
병원에서는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으로 진단했지만, 경찰은 하룻밤 새 세 명이 사망한 정황이 수상하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범인은 바로 119에 직접 신고한 사망한 여성의 남편으로 밝혀졌다.
그는 청산가리를 넣은 캡슐형 알약으로 세 사람을 살해했으며, 119에 신고할 당시 자신의 이름을 한 자씩 또박또박 밝히는 등 용의선상에서 벗어나려는 치밀하고 뻔뻔한 행동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