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승패는 서울의 '한강벨트'가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결정적 배경에는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동서부를 가르는 한강벨트의 민심 변화가 있었다.
서울 마포·용산·중구·성동·광진·양천·영등포·동작 등 한강 인접 지역을 아우르는 '한강벨트'는 여야 모두가 최대 승부처로 다루는 지역이다.
이곳들은 선거 때마다 접전이 이어지는 대표적인 '스윙보터(유동 투표층)' 지대로, 전체 민심의 방향을 내다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이번에는 서울을 포함한 과거 열세 지역을 대부분 뒤집으며 판세의 흐름을 바꿨다.
828만 명의 유권자가 포진한 서울에서는 47.13%를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41.55%)를 5.58%포인트 차로 이겼다.
불과 3년 전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45.8%를 득표하면서 50.5%를 득표한 윤 전 대통령에게 밀렸다.
서울 25개 지역구 중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역에서 이 대통령이 우세를 보였다. 가장 높은 득표를 기록한 곳은 강북(53.81%)이었고, 김 후보는 이 지역에서 37.03%에 그쳤다.
이 외에도 은평(52.99%) 금천(52.03%) 중랑(51.74%) 성북(51.21%) 도봉(51.47%) 노원(50.77%) 강서(50.37%) 구로(50.36%) 등 전통적인 민주당이 강세한 지역에서는 대부분 50% 넘게 득표했다.
특히 승부를 가른 핵심은 한강벨트의 표심 변화였다. 종로·중구·성동·광진·동대문·마포·양천·영등포·동작·강동은 지난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이 대통령이 모두 이겼다.
한강벨트 지역에서의 득표율을 보면, 이 대통령과 김 후보는 각각 ▲ 중구 46.84%, 42% ▲ 용산 41.14%, 47.60% ▲ 성동 45.19%, 43.14% ▲ 광진 48.09%, 39.86% ▲ 동대문 48.16%, 39.93% ▲ 마포 48.41%, 39.11% ▲ 양천 48.28%, 41.28% ▲ 영등포 45.91%, 41.55% ▲ 동작 46.91%, 40.94% ▲ 강동 46.18%, 42.99%였다.
한강벨트에 속하지 않지만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도 이 대통령(48.47%)이 김 후보(40.18%)를 제쳤다.
앞서 한강벨트는 3년 전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지만, 지난해 총선에서는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지난 총선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며, 이 대통령이 용산을 제외한 한강벨트 전역을 장악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한강벨트특별본부'를 선거대책위원회 내에 설치한 이 대통령은 핵심 격전지 공략에 화력을 집중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