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월)

'브이·볼콕' 금지... BTS·아이유 등 연예인 투표 인증 사진 주의보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3일 오늘 오전 6시부터 시작된 가운데, 연예계가 정치색 논란을 의식한 '조심 모드'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스타들은 특정 색상의 의상이나 손가락 포즈가 정치적 지지로 오해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팬층이 두터운 아이돌 가수들은 손가락 포즈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 포착됐다.


라이즈 X(구 트위터)


통상적으로 아이돌들이 포토월 앞에서 취하던 '브이', '볼 콕' 등의 포즈가 1번, 2번 등 특정 후보의 기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의식한 행동들이 눈에 띈다.


지난달 19일 컴백한 그룹 라이즈는 팬 사인회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여줬다.


멤버 은석이 무의식적으로 '엄지 척' 포즈를 취하자, 이를 발견한 쇼타로가 재빨리 은석의 엄지를 눌러 주먹 포즈로 바꾸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한 앤톤도 양손으로 브이를 만들다가 급히 손을 내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YouTube '엔믹스' 라이브 방송 캡처


가수 지드래곤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 스토리에 'Off to L.A'라는 문구와 함께 푸른 조명이 비친 셀카를 게재했다. 이어 어두운 하늘 위로 붉은 달이 떠 있는 사진도 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파란색이 특정 정당을 연상시킬 수 있어 붉은 달 사진으로 균형을 맞춘 것이라는 재치 있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배우 이제훈은 지난 2일 영화 '소주전쟁' 인터뷰에서 "색깔이 있는 의상이 의식되고, 자주 표현하는 인사법 등 다양한 손동작들이 오해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자중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하트만 많이 날린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공감을 얻었다.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은 29일 SNS에 옥수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을 게재했다.


(좌)제이홈, (우)아이유 / Instagram 'uarmyhope', 'dlwlrma'


제이홉은 올블랙 착장으로 색깔 논란을 원천 차단했으며, 손가락 노출 없이 얼굴과 상체만 보이게 해 숫자를 연상시키는 오해 가능성도 배제했다.


아이유 역시 무채색 옷을 입고 사전투표 인증샷을 올려 정치색 논란을 피했다.


배우 김고은은 별다른 멘트 없이 사전투표소 방향을 가리키는 안내문 사진만 올려 투표 참여를 인증하면서도 불필요한 정치색 논란을 차단했다.



연예계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일부 스타들이 정치색 논란에 휘말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빈지노는 SNS에 '세계 뻘건디의 날'이란 글과 함께 빨간색 옷을 입은 사진을 올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빈지노는 사진을 삭제하고 "사전투표 기간 중이라는 타이밍에서 오해를 살 수 있었던 점, 충분히 조심하지 못했던 점은 저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사과했다.


Instagram 'katarinabluu'


에스파 카리나도 숫자 '2'가 적힌 빨간색 의상을 입은 사진을 SNS에 올려 정치색 논란에 휘말렸다.


카리나는 이후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걱정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반면, 배우 김의성, 가수 이승환 등 일부 스타들은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케 하는 파란색 복장을 입고 사전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대선을 앞둔 연예계는 정치색 논란을 의식한 신중한 행보와 소신 있는 정치적 표현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