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여고생 성추행범' 특정했는데, 못 잡아... 왜 놓쳤는지 봤더니

부산 고교 성추행 사건, 학교 대응 논란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으로 인해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했다는 피해자 가족의 제보가 알려졌다.


지난 29일 JTBC '사건반장'은 방송을 통해 이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JTBC '사건반장'


제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8시 40분경 부산 소재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 고등학교 3학년 A양은 학교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낯선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같은 날 오전 7시 40분경 학교에 한 차례 침입했다가 학생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간 후, 약 1시간 뒤 재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학생은 즉시 어머니에게 연락했으나, 이미 1교시 수업이 시작된 상황이라 담임교사에게는 오전 9시 30분 수업이 끝난 후에야 상황을 알릴 수 있었다.


학교 측은 CCTV를 통해 피의자의 얼굴과 동선을 파악했지만, 오전 11시 23분 학교 전담 경찰관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고, 결국 사건 발생 약 6시간이 지난 오후 2시 15분에야 공문 형식으로 정식 신고가 이루어졌다.


수사 과정과 학교 측 대응의 문제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피해자 어머니는 긴급 상황에서 공문으로 신고한 절차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학교 측은 "성범죄 관련 신고는 공문으로 협조 요청하는 것이 매뉴얼"이라고 답변했다.


이러한 지연된 대응으로 인해 경찰이 CCTV를 통해 피의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을 때는 이미 관할 지역을 벗어난 후였다.


결국 지난 3월 29일, 해당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전환됐다는 통보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방송 직전, 경찰은 피의자가 부산을 방문 중이던 홍콩 국적 남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는 이미 출국한 상태로 국내에서의 체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피해자 어머니는 범인이 특정된 것과는 별개로 학교 측의 대처에 깊은 실망감을 표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등을 요청했으나, 학교는 사건 발생 4개월이 지난 지난 3월에야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이후에야 학교 측은 "출입문을 봉쇄하고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의 사과나 대응에서 진심을 느낄 수 없었다"며 피해자 어머니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녀는 "딸은 이 사건으로 큰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앞으로는 유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신고와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