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가구당 월소득 535만원... 소득 늘었지만 술·담배 끊고 아이들 학원 줄였다


가계 총소득이 올해 1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7분기 연속 증가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득도 4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감소하며 7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특히 소득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소득 하위 20% 가구는 유일하게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 이상 일반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35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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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이 3.7%, 사업소득이 3.0%, 이전소득이 7.5% 각각 증가했다. 근로소득 증가는 임금근로자 수 증가(+20만6000명)와 1~2월 명목임금 상승률(+5.1%)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근로소득은 지난해 1분기 때 성과급이 어느 정도 감소한 영향이 있어서 그에 대한 기저 효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2.1%)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3% 증가해 지난해 2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총소득에서 이자·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도 4.5% 증가했으며, 흑자액은 12.3% 늘었다.


반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했다. 이는 7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 통계청


소비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주거·수도·광열(5.8%), 음식·숙박(2.1%), 식료품·비주류음료(2.6%) 등 필수 생활비 지출은 증가한 반면, 자동차 구입(-12.0%), 의류·신발(-4.7%), 주류·담배(-4.3%) 등 선택적 소비 항목에서는 지출이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갑을 닫았다기보단 소비가 늘어난 품목들이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명목상 증가한 게 많다"며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도 100을 넘지 못하고 있어 경기 불안 심리가 지출 억제에 일정 부분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소득 5분위 배율(소득 하위 20% 평균순자산 대비 소득 상위 20% 평균순자산의 배율)은 6.32배로 전년 동기(5.98배)보다 0.34p(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3년(6.45배)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5% 감소했고, 처분가능소득은 3.6% 줄었다.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 통계청


반면 평균소비성향은 147.6%로 전년 대비 10.2%p 급증했다. 이는 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은 상황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반대로 상위 20%인 5분위는 소득이 5.6% 증가했지만 소비성향은 56.7%로 2.1%p 하락해 소비 여력이 있음에도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자영자 가구와 고령자 비중이 줄고 무직자와 저소득 근로자 가구가 늘면서 전체적인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내 자영업자 감소가 사업소득 감소로 이어졌고 60세 이상 고령자 가구 비중이 줄며 연금 중심의 이전소득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계소득 증가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민생지원 추경 예산을 차질 없이 집행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 노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노인 일자리는 전년보다 약 6만개 확대되며 기준중위소득도 3년 연속 역대 최대폭(+6.42%)으로 인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