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여학생에게 우산을 빌려줬다가 예상치 못한 깜짝선물을 받게 됐다는 부동산 사장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비 오는 날 학생에게 우산을 빌려주고 생긴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작성자 A씨는 "주말 내내 이어지는 비 소식에 우울해지지만, 지금으로부터 3주 전 꼭 오늘 같았던 날씨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보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바람도 많이 불고 비가 변덕스럽게 쏟아졌다가 그쳤다를 반복한 이날, 화장실을 가려고 밖에 나왔다가 사무실 앞에서 배회하고 있는 웬 여학생 한 명을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궂은 날씨에 우산 없이 상가를 기웃거리고 있는 여학생의 모습에 A씨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비를 피하고 있나보다 생각하고 별생각 없이 다시 사무실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후 꽤 긴 시간이 흘렀지만, 학생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A씨는 "먼저 다가가려던 찰나 학생이 먼저 '휴대전화 충전기를 빌릴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며 "알고 보니 학생 집은 걸어서 30분 거리에 위치해있는데, 휴대전화가 방전돼 누구에게도 연락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폰은 8핀을 사용하는 아이폰이었는데, 하필 사무실에 C타입 충전기밖에 없었다"며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해 혹시 우산이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그제야 울먹이며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여학생에게 "나중에 지나갈 일 있으면 돌려주고, 그게 아니라면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다"며 우산을 건넸고, 학생은 그제서야 A씨 사무실 앞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다음 날, A씨는 사무실 문손잡이에 걸려있는 우산과 작은 쇼핑백을 보고 여학생이 다녀갔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학생은 A씨가 빌려준 우산과 함께 "어제 우산 정말 감사했습니다. 집까지 30분 걸리는데 비 오고 폰까지 꺼져서 정말 멘붕이었다"며 "1시간 동안 오들오들 떨면서 울고 싶었는데 상냥히 우산 빌려주시고.. 쉬운 일 같지만 선뜻 도움을 베푼다는 게 어렵다는 걸 알아요.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작은 간식들과 함께 감사편지를 남겼다.
A씨는 "일찍 결혼했더라면 큰딸뻘인 학생에게 마음으로 힐링 받은 순간이었다. 맛있는 거라도 왕창 사주고 싶고, 무슨 일 생기면 부동산 이모한테 튀어오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사무실 앞에 '학생 찾는다'는 현수막을 설치할까 고민하기도 했다"며 "힘든 불경기 속 마음이 까슬까슬해지는 순간이 많아지는데 잠시나마 위로를 받고 간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손편지와 간식에서 학생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진다", "인류애 풀충전",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세상에 이런일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직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