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도심 출몰한 너구리, 귀엽다고 만졌다간 큰일납니다"... 목숨 앗아갈 수 있는 '감염병 경고'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도심에 출몰하는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질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20일 연구원은 야생 너구리의 광견병, 렙토스피라 등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파보바이러스, 디스템퍼바이러스 등 동물바이러스·세균성 질병 13종에 대한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개과 동물인 너구리는 반려견과 유사한 바이러스나 세균성 질환에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병원체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너구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울의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도심 내 야생 너구리와 사람, 반려동물 간 접촉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서울 도심지 출몰 야생 너구리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면적의 약 32%가 너구리 서식 가능 지역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4개 자치구에서 너구리가 관찰됐으며, 연간 너구리 구조 건수도 2022년 63건에서 2024년 11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원은 실제 구조된 너구리와 체취된 진드기에서 인수공통감염병과 반려동물 관련 병원체를 확인해 시민과 반려동물의 건강 보호를 위한 감시체계의 필요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2024년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한 사전조사에서는 렙토스피라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병원체가 검출됐고, 개코로나바이러스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병원체도 다수 확인됐다.


다만 시민들이 물림사고 때 가장 우려하는 광견병은 검출되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이번 모니터링은 연중 상시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모니터링을 통해 야생너구리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람과 야생동물이 상호 공존하기 위해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 않기, 먼저 다가가지 않기, 자극 주지 않기 등 '긍정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및 보건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